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눈에 띌 정도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겠다고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고집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오히려 중국 경제에 비수가 되는 모양새다.
12일 불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일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8%에서 4.3%로 0.5%포인트 낮췄다. 기존에 예상됐던 올해 5% 내외의 성장률 전망이 4% 내외로 떨어진 셈이다.
골드만삭스의 전망 수정의 주요 이유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다. 골드만삭스는 “봉쇄 조치가 중국 성장률을 0.9%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으나 통화·재정 완화 정책으로 일부 영향이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계은행(WB)도 ‘세계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5.4%에서 5.1%로 내려 잡았다. 세계은행은 중국과 관련해 “내수 주도형 성장을 고수하고 소비력을 진작하는 한편 민간 혁신을 유도하는 동시에 저탄소 경제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모건스탠리도 중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더 확산하고 더 많은 지역에서 봉쇄령이 내려지면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중국의 1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4.9%에서 0.6∼0.7%포인트 하향될 여지가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덧붙였다.
이들 전망치는 앞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 평균치(5.2%)를 밑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시간이 지날 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 산하의 핵심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지난 12월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3%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토대로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오는 3월에 공개할 ‘정부업무보고’ 성장률 목표치를 ‘5% 이상’으로 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 봉쇄를 강화하면서 경기가 급랭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2일 인구 1,300만의 산시성 시안을 전면 봉쇄한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인구 110만의 허난성 위저우, 11일부터는 인구 550만의 허난성 안양을 각각 전면 봉쇄했다. 격리·감금된 주민만 약 2,000만명이다.
이외에 ‘준 봉쇄’에 속해있는 사람은 10여개 도시 3,000만명 이상이다. 봉쇄가 확대되고 강화될 수록 올해 경기하방 압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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