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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자 따먹기로 번 돈, 배당 이어 성과급 잔치라니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토대로 역대 규모의 성과급 파티를 벌인다. 우리은행은 현행 제도에서 가능한 최대치인 기본급 200%의 성과급과 함께 직원 사기 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와 100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 KB·신한·하나은행 등도 기본급의 300%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수십만 원의 포인트까지 얹어준다.

은행들이 축제를 벌이는 것은 그만큼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합산 순이익은 전년보다 30% 이상 급증해 14조 원을 넘었다. 기업이 정상 영업으로 직원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수긍하기 힘들다. 자산 운용 능력은 제자리이고 예대 마진만 폭증하는 천수답식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 이자 이익은 대부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일부는 이자 차익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8조 원을 벌었다.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를 먼저 올리고 수신 금리는 거북이걸음으로 인상하는 얌체 영업의 결과다. 이러니 전년보다 70% 넘게 배당을 늘리고도 성과급 잔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대출금리가 치솟는 것을 보면 은행들의 즐거운 비명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올 들어 열흘 만에 0.6%포인트 급등하며 최고 연 5.58%까지 올랐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수십조 원의 세금이 들어가는데도 은행들은 금리 상승을 즐기고 있다. 은행들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영으로 돌아와야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 대출은 무더기 부실로 이어질 것이다. 원리금 상환이 유예된 200조 원대의 중소기업 대출도 정상 여신이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 가계 부채도 위험해질 수 있다. 긴축의 폭풍우 앞에서 부실을 막을 방파제와 우산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축제를 향유하다가 또다시 혈세에 손을 벌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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