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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주목받는 4g 반지..."원격 모니터링 시장 개막 이제부터"

[인터뷰]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세계 최초 반지형 의료기기 '카트원 플러스' 개발

코로나 이후 수요 급증…"만성질환 전반 공략할 것"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사진 제공=스카이랩스




4g짜리 반지가 보내는 생체신호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초 반지형 의료기기 '카트원 플러스'(이하 카트원)가 주인공이다. 손가락에 끼운 채 생활하면 별다른 조작없이도 산소포화도와 심전도, 심박수를 연속 측정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5G 통신기술을 연구하던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사진)는 일찌감치 원격 모니터링 시장의 수요를 감지하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3년을 꼬박 매달린 끝에 카트원 개발에 성공,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유럽 의료기기 품목 허가 CE-MDD(Medical Devices Directive)를 획득했다. 이 대표는 "병원 밖에서 실시간으로 생체신호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부정맥 뿐 아니라 만성질환 전반을 예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우는 게 최종 목표"라고 소개했다.

카트원의 가능성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 2017년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바이엘이 운영하는 그랜츠포앱스(G4A)에서 우승하며 투자를 받았고,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유럽심장학회(ESC) 초청을 받아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 2019 세계경제포럼에서는 기술선도기업(Technology Pioneer)에 선정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유럽 네트워크도 넓어졌다. 이 대표는 "바이엘 투자 유치를 계기로 영국 부정맥협회와 협력관계를 맺고 독일 샤리테 병원, 영국 옥스포드 대학병원 등 유수 의료기관과 함께 심장질환 임상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망을 넓혀가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의료기기 '카트원 플러스' 제품 사진/사진 제공=스카이랩스




카트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겪으며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법률상 원격의료가 금지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선 외부에서 생체신호를 수집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더도 대면으로 진료행위가 이뤄져야 한다. 원격 모니터링 행위 자체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진료가 한시 허용되고 재택치료가 전면 도입되자 기존 의료기기들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재택치료 키트에 포함된 손가락형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지문 부분이 바닥으로 향하도록 기기에 손가락을 넣어 측정하는 방식이다. 일반인, 특히 고령층이 사용할 경우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자동 연속 측정이 불가능한 데다 수기로 기록해 전달하는 방식이라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 대처하기도 어려웠다.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코로나19 환자를 모니터하기엔 부적절하다는 현장 반응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카트원은 식약처 허가용 임상시험 기준을 통과한 국내 유일의 산소포화도 측정기기다.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팀과 진행한 임상 시험을 통해 심방세동을 99% 탐지할 수 있는 정확도를 입증했다. 카트원은 반지에 삽입된 광혈류(PPG) 센서와 심전도(ECG) 센서를 통해 손가락의 혈류 흐름을 관측하고 생체신호를 읽어낸다. 생체신호가 회사 서버에 저장됐다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거치면서 의료 데이터로 가공되어 의료진에게 전달되는 원리다. 단순해 보이지만 생체신호를 정확하게 감지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로 전환되려면 차별화된 PPG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대표는 "웨어러블 기기라고 하면 애플 등 IT 기업들이 출시한 시계 형태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손목으로 측정하면 PPG 신호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손가락은 손 끝과 가장 유사한 수준의 PPG 신호를 읽을 수 있는 부위"라고 설명했다. 스카이랩스가 카트원을 반지형으로 제작한 비밀 역시 여기에 숨어있다. 일상에서 착용하기 편리할 뿐 아니라 데이터 정확도까지 갖췄으니 원격 모니터링 기기로선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일산병원은 스마트 병원 사업(i-SMART)의 일환으로 작년 초부터 원내 입원환자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자가격리자, 능동감시자의 원격 모니터링에 카트원을 적용해 왔다. 반복적인 활력징후 측정과 기록 부담을 덜어주고 퇴원 후에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장점 등으로 현장의 호평을 받으면서 작년 말부턴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원격 모니터링 실증사업에도 돌입했다. 마침내 국내에서도 원격 모니터링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이 대표는 “최근 일산병원 사례를 접한 여러 병원과 지자체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의 단기 수요에 안주하지 않고 고혈압, 호흡기 등 만성질환 전반을 예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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