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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투자의 창] 익숙했던 투자환경과의 이별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투자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단순히 주가수익률이 부진하다는 이유 말고, 거시 지표에 대한 해석 및 정책의 변화 등에서 지금까지 몸에 익숙해진 투자 습관을 바꿔야 할 필요성이 커졌음을 느낀다. 지난해 이후 이어져온 경기 방향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만 가지고 투자를 결정한다면 분석 또는 전망하는 것과 다른 시장의 반응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지난 2년 동안 유지돼온 경제정책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오미크론 감염 확산 문제가 제거되지 않았다. 여전히 심각한 감염 및 확산 위험이 노출돼 있으나 더 이상 글로벌 정부 및 중앙은행은 뒤로 숨으려 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음을 의식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종료 및 조기 금리 인상, 재정 부양 중단 등 정책 환경의 변화는 분명하다. 이렇게 변화하는 투자 환경은 글로벌 유동성 방향을 바꾸고, 유동성에 반응하는 자산시장 가격은 춤을 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현재 그 중심에 서 있다.



국내 증시의 부진이 지난해 7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방향 전환의 기회가 없지 않았는데 운이 없다고 봐야 하는지, 무엇인가 잘못된 분석을 한 것인지 생각과 다른 시장 흐름이 답답함을 키우고 있다. 지난 4분기에는 디커플링(탈동조화) 문제만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가 부진하지만 미국 주요 지수는 여전히 신고가 경신을 이어가면서 우리 주식시장만 디스카운트 함정에 빠졌다고 한탄하는 푸념을 한 적도 있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하고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전환 등의 모습이 발견돼 기대를 잔뜩 품은 채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해 12월의 변화가 유의미한 시도였다면 올해 1월은 금융시장에 산적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돌파구를 스스로 찾았어야 한다. 이달 국내 증시 부진은 풍부한 유동성을 기초로 누려왔던 금융장세가 종료됐음을 뜻한다.

지난 시간의 투자 흐름을 공유해온 투자자로서는 이런 침체된 투자 환경이 생소하고 어렵다고 느낄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언제쯤 ‘바닥’이 드러날 것인가일 텐데, 너무 바닥에 집착하는 태도는 투자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조정은 말 그대로 조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지 않았던 악재가 펀더멘털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3개월 이내에 재평가돼 기존 추세로 복귀하게 된다. 그런데 그 시간이 길어진다면 우리에게 익숙했던 투자 환경이 종료됐음을 알리는 신호로 판단하는 것이 낫다. 그렇다면 투자의 시대는 끝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새로운 투자 환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만나게 되는 투자 환경에서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수익성이 유지되고 산업 선점 효과를 누리며 외형 확장을 유지하는 기업, 어려워진 자금 조달 환경에서도 현금 흐름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재무 상황이 우수한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끝을 알고 나면 새로운 시작이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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