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사진)이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공화당 지지자인 그는 사임 이후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이날 틸이 사외이사에서 사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틸은 통상 5월에 개최되는 메타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틸은 지난 2004년 페이스북 창업 당시 외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페이스북 주식 50만 달러(약 6억 원)어치를 사들인 원년 투자 멤버 중 한 명이다. 이듬해인 2005년에 사외이사로 페이스북에 합류한 뒤 17년간 자리를 지키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사직 사임 이유는 ‘정치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실리콘밸리 유명 인사로는 드물게 공화당 지지자인 그는 중간선거 때 트럼프 전 대통령 측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틸은 자신 때문에 메타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틸은 메타의 발표 이후 성명에서 “우리 시대의 위대한 기업가 중 하나인 마크 저커버그(메타 창업자)와 함께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의 사임 시점이 미묘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는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경쟁사 틱톡에 밀려 이용자 수가 최근 100만 명이나 감소했다. 신사업인 메타버스 역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메타는 3일 주가가 크게 하락해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300조 원이나 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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