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를 떠나 스팀슨센터에 둥지를 튼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한미연구소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중도 성향의 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는 미국에서 장관을 지낸 헨리 루이스 스팀슨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1867년 뉴욕 맨해튼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스팀슨은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정부에서 검사로 일하며 반독점 사건을 처리한 뒤 1910년 뉴욕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 밑에서는 국무장관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부와 해리 트루먼 정부에서는 전쟁장관을 맡는 등 평생을 공직에 바쳤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미군 양성 및 군사 전략 수립을 주도해 승리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또 원자폭탄을 만든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원폭 투하 결정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1989년 안보 전문가인 배리 블레크먼과 마이클 크레폰이 공동 설립한 스팀슨센터는 워싱턴DC에 자리하고 있다. 핵 확산, 무기 밀매, 인도주의적 위기 등에 대응해 평화와 번영을 위한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이 최근 “1월 27일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실험에서 핵폭발 파괴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중 폭발 기술을 시험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른 싱크탱크인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도 북중 국경 인근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를 들여오기 위한 기지를 운용 중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벌써 일곱 차례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하지만 정작 도발의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는 우리 정부는 ‘도발’이라는 말도 못 하고 ‘유감’ 표명만 계속하고 있다. 이제는 대북 평화 쇼에서 벗어나 북한의 도발에 엄중히 경고하고 대북 정책을 재점검해 안보 강화와 한반도 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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