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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간의 ‘극복 드라마’…넘어진 차준환, 세계 5위로 날았다[베이징올림픽]

프리스케이팅 첫 4회전 점프 ‘꽈당’에도 남은 요소 완벽 연기로 282.38점

“어떤 실수 나오든 다음을 더 잘하게 연습”…김연아 이후 첫 톱 5 쾌거

‘점프 머신’ 첸 4회전 5개 돌며 332.60점 압도적 金, 4.5회전 도전 하뉴는 4위

차준환(오른쪽)이 10일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확인한 뒤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첫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 때 넘어지면서 얼음과 크게 부딪친 곳은 고관절이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즌에 점프 연습을 하며 하도 많이 넘어져 심각한 염증이 생겼던 부위다. 당시 고교생이던 차준환(21·고려대)은 병원에 가서 주사기로 피 섞인 물을 빼가면서 선발전을 치렀다. 그렇게 따낸 티켓으로 첫 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성적(15위)을 냈다.

이날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치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차준환은 4분여 동안 극복의 드라마를 써 내려갔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그는 전주가 채 끝나기도 전에 넘어지고 말았다. 점프 뒤 착지에서 균형을 잃었다. 상당히 큰 동작으로 넘어진 터라 남은 연기가 걱정이었다.

하지만 끝나고 나니 실수는 첫 점프 딱 하나였다. 기술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으로 총점 182.87점을 받은 차준환은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 점수 99.51점를 더한 총점 282.38점으로 전체 5위에 올랐다. 연기를 마친 뒤 아쉬운 듯 이마를 한 번 살짝 친 차준환은 점수를 확인한 뒤 그제야 활짝 웃었다.

지난달 4대륙선수권에서 기록한 한국 남자 싱글 공인 최고점(273.22점)을 훌쩍 뛰어넘은 차준환은 톱 10 목표도 여유롭게 초과 달성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피겨에서 5위 안에 들기는 여자 싱글의 김연아(2010 밴쿠버 금, 2014 소치 은메달) 이후 처음이다.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차준환. 연합뉴스




24명 중 21번째로 연기해 하뉴 유즈루(283.21점·일본)에 이어 중간 순위 2위까지 올라간 차준환은 이후 네이선 첸(미국·332.60점), 가기야마 유마(310.05점·일본), 우노 쇼마(293.00점·일본)에게 밀렸다.

첫 점프에서 회전 수가 모자랐다는 판정에 수행점수(GOE) 3.80점이 깎인 차준환은 두 번째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를 ‘클린’ 처리하며 곧바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후 후반부에 트리플 악셀을 깨끗하게 성공해 GOE 1.94점을 챙기는 등 물 흐르듯 편안한 연기를 펼쳤다.

어릴 적 TV 광고에도 출연했던 차준환은 “얼굴에 스치는 시원한 바람의 느낌이 좋아서” 피겨를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에서 10위에 올라 기대를 높였고 지난달 4대륙선수권 우승으로 자신감을 키웠다.

경기 후 차준환은 “(쿼드러플 토루프는) 연습 때 성공했던 점프라 조금 아쉽다”면서도 “평창 올림픽 이후 더 열심히 달려왔고 평창 때보다 발전했다는 것을 이번 경기로 느꼈다”고 했다. “어떤 실수가 나오든 다음 요소를 잘할 수 있게 많이 연습했는데 오늘 그렇게 해냈다”면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실수 연발로 5위에 그쳤던 ‘점프 머신’ 첸은 이날 4회전 점프를 5개나 수행하며 압도적인 금메달을 완성했다. 94년 만의 올림픽 3연패 기록에 도전했던 하뉴는 첫 2개의 점프에서 모두 넘어진 끝에 4위에 그쳤다. 피겨 역사상 누구도 성공 못한 쿼드러플 악셀(4.5회전)을 시도하다 넘어지고 그 영향에 두 번째 4회전 점프도 실수했다. 하뉴가 실전에서 쿼드러플 악셀을 시도한 것은 지난해 12월이 처음이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불가능의 영역에 용감하게 도전한 하뉴를 향해 관중석에서 따뜻한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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