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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무한 재활용 가능? '보틀 투 보틀'이 뭐냐면[지구용]

생수병을 생수병으로 '순환하는 재활용'

국내엔 식품 플라스틱 별도 분류 안돼 실행 어려워





지난 12월부터 투명 플라스틱 분리배출이 전면 시작된거 지구 용사님들이라면 다 알고 계시죠?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고품질의 재활용 원료를 만들 수 있다니 열심히 투명 플라스틱을 분리배출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얼마 전 지금의 투명 플라스틱 분리배출론 플라스틱 폐기물의 선순환이 어렵다는 비보를 접하게 됐어요.(충격) 투명 플라스틱 분리배출이 뭐가 문제라는 건지, 이를 해결할 '보틀 투 보틀'은 어떤 개념인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님(a.k.a 쓰레기 박사)과 만나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봤어요!

투명 플라스틱 분리배출, 무슨 문제가... 있다고요?


네, 바로 지금의 투명 플라스틱 분리배출 방식으로 만들어진 재활용 원료는 식품용 플라스틱으론 사용할 수 없다는 거에요. 식품 용기에 사용되는 재생 플라스틱에는 식품용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든 원료만 들어가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투명, 유색 플라스틱으로만 구분하지 식품용, 비식품용으로 구분하진 않잖아요. 현재 배출되는 투명 플라스틱의 약 20%는 비식품용으로 추정돼요. 예를 들어 자동차 워셔액 병 같은 거요.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서 분리배출한다고 해도 이런 비식품용 플라스틱이 섞인 재생 원료는 식품용으로 사용할 수 없죠.

투명 플라스틱 재생 소재, 꼭 식품에 써야하는 이유가 있나요? 요샌 옷이나 가방 등도 페트병으로 많이 만드니까 그런 쪽으로도 수요가 많을 것 같은데...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제주 삼다수 생수병. /제공=제주도개발공사


규제가 바뀌고 있으니까요.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식품용 플라스틱에 재활용 소재 사용 의무 비율을 정해 규제하려고 해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요. 즉 수출을 하려고 해도 이제는 재생 원료를 반드시 써야하는 거에요. 안그럼 비용 부담이 어마어마하거든요. EU에선 플라스틱 1kg당 1,000원의 플라스틱세를 매기고 있어요. 500ml 생수페트 하나가 20g 정도니까 비용 부담이 상당하죠. 이렇듯 식품용 재생 플라스틱 수요는 급증하는데 국내에선 식품용 재생 플라스틱 원료 구하기가 너무 어려운 거에요.

국내에서 못 구하면 수입 밖에 길이 없어요. 그런데 수입 플라스틱은 성분이 안전한지 검증도 어렵고 가격이 너무 비싸요. 이미 수년 전부터 재생 플라스틱이 새 플라스틱보다 30% 정도 비싸게 팔리고 있거든요. 앞으로 가격은 더 오를테고, 이렇게 가다간 '위장 재생 원료'가 나올 염려도 있어요. 쓰지도 않은 페트병을 그대로 부숴서 재생 원료라고 파는 거죠. 이미 이런 제품들이 존재하지 않을까 의심돼요. 국내에서 식품용 재생 플라스틱 원료를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 이유에요.

식품용 플라스틱 분리배출, 지구엔 어떤 도움이 되나요?


‘플라스틱의 순환’이 가능해져요. 플라스틱의 순환이란 한 번만 재활용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걸 다시 모아서 재활용하고 또 재활용하는 거에요. 재생원료를 이용해 생수병을 만들면 이걸 회수해서 다시, 여러 번 생수병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요. 단일 원료로만 만들고, 비교적 깨끗하니까요. 반면 의류의 경우 여러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단 재생 원료로 옷을 만들고 나면 다시 원료로 되돌려 사용하기 힘들죠. 이게 바로 플라스틱 병을 플라스틱 병으로, 즉 ‘보틀 투 보틀’의 원리에요. 유럽이나 일본에선 보틀 투 보틀이 벌써 진행 중입니다.

재활용이 여러번 가능하다고요?!




네 이런 보틀 투 보틀로 가기 위해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할 게 바로 맨 처음 언급한 분리배출표시제도에요. 투명 식품용 플라스틱만 별도 배출 표기를 붙이는 거죠. 선별장과 재생 원료를 만드는 공장도 식품용 라인을 따로 깔아야 해요. 근데 아쉽게도 선별장만 보면 국내 180개 선별장 중 투명 식품 페트 별도 라인이 있는 곳이 30여곳 뿐이에요. 안전 문제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플라스틱 재생 활성화를 위해서는 초창기만이라도 ‘교차 방식(기존 라인에서 시간차를 두고 비식품용, 식품용을 번갈아 작업하는 것)’도 검토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요새 늘어나는 재생 플라스틱 제품을 보면서 든 의문이 있어요. ‘재생이니까 다 괜찮은 걸까?’ 사실 재생 제품이라도 결국엔 플라스틱이잖아요. 환경을 위해선 어쨌든 줄여야 할 대상이 아닐까요?


재생해서 또 사용하면 되니까 플라스틱을 맘껏 써도 된다, 이건 오해에요. 오히려 재생 원료를 사용하려면 지금보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확 줄여야 해요. 국내에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이 100인데 사람들이 해마다 쓰는 플라스틱은 200, 300으로 계속 늘어난다고 생각해 보세요. 재생 원료로 그 수요를 다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플라스틱 순환이 불가능해져요. 최소한 이미 사용한 것 이상으로 플라스틱 수요가 늘어나면 안되는 거죠.

플라스틱 순환이란 단지 플라스틱 재활용을 잘 하자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장기적으로 석유 원료가 아닌 바이오 플라스틱으로의 전환까지 포함한 개념이죠. 비식량 원료를 사용한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 같은 거요. 이미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새로 만드는 플라스틱도 석유 원료에서 탈피하는 것이 바로 플라스틱 순환의 큰 그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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