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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의심 증세 보인 80대 수감자 방치한 교도소…인권위 "건강권 침해"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한 교도소가 치매 등 인지기능 장애 증상을 보인 87세 노역 수형자에게 적절한 치료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방치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적을 받았다.

인권위는 23일 해당 교도소장에게 노역 수형자의 건강과 수용 관리에 있어 직무상의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교도관들에게 경고 조치를 내리고 관련 직무 교육을 실시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87세 노역 수형자 A씨가 의료 처우와 수용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해 인지기능 장애 증상이 발병했고 동료 수용자들로부터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진정을 A씨의 아들로부터 접수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0월 구치소에 입소했는데 당시 구치소 의무관은 A씨가 고혈압·당뇨 등의 질병을 앓고 있고 인지기능 장애가 의심된다는 소견을 기재했다. 하지만 구치소로부터 A씨를 이송받은 교도소는 별다른 의료 조치 없이 65세 이상 수용자들이 머무는 일반 노인거실에 A씨를 입소시켰다.

인권위 조사 결과 A씨는 교도소에 이송된 이후 약 한 달간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넘어지거나 밤에 잠을 자지 않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음에도 교도관들은 별다른 의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후 같은 거실 수용자들에게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으며 교도소는 열흘이 지나 다른 수용자가 신고할 때까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의료조치 소홀과 관리부실로 A씨가 인지기능 장애가 발병했다는 주장은 확인이 어렵지만 교도소가 적절한 치료와 수용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로 확인된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피해자의 건강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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