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서울대병원이 무증상 또는 경증인 코로나19 환자는 음압병상이 아닌 일반 병상에서 진료하기로 했다. 단, 다른 질환으로 입원 중인 환자가 원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 한정된 조치다. 입원 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24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은 지난 21일부터 수술 등으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무증상 또는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일반 병동에서 수용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일선 의료기관에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음압격리 치료 원칙 중단을 시사하는 ‘업무지속계획(BCP)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데 따른 변화다. 이전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중증도와 관계없이 음압병상에서 치료 받았지만, 이번 조치에 따라 수술 직후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나 평소 앓고 있는 질환으로 퇴원 또는 전원이 어려운 무증상 및 경증 코로나19 환자는 일반병동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별도 입원실에 격리돼 치료를 받기 때문에 일반 환자와는 동선이 분리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개별 진료과의 논의를 거쳐 준중증 또는 중증으로 분류되는 환자는 음압병동에 수용하고, 이 외에는 일반 병실에 격리 수용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지침의 적용대상은 다른 질병으로 입원했으나 원내에서 간병인이나 보호자 등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돼 새롭게 확진된 경우로 국한된다.
입원 전 시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원을 제한하고 있다. 성인의 경우 응급상황을 제외하고 입원 전 부스터샷 접종이 권고된다. 입원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임신부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조치가 음압병상 등 코로나19 환자 관리 여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준중증 및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음압병상 88개를 운영하고 있다. 24일 현재 중증 병상 12개, 준중증 32개로 절반 가량의 병상이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애초 음압병상은 준중증이나 중환자를 위한 것으로 아직까지 음압병상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기존 입원 환자의 치료를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며 "일반 병상에 머무르는 코로나19 환자는 해당 진료과 의료진들이 치료를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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