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일주일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시 휴전을 약속했던 두 도시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18개월 아기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18개월 된 남자 아기 키릴이 사망했다.
AP통신은 마리우폴의 한 병원을 다급하게 찾은 아기의 부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숨진 아기의 엄마 마리나 야츠코의 남자친구 페도르는 이날 폭격으로 크게 다친 아기를 품에 안고 병원으로 뛰어 들어왔다. 아기는 핏자국이 묻은 파란 담요에 감싸진 상태였고 야츠코도 옷에 핏자국이 묻은 채 페도르를 뒤따라 뛰어왔다.
병원 직원들은 아기를 살리기 위해 응급처치를 시도했지만 아기는 끝내 숨을 거뒀다. 아기를 아고 오열하던 야츠코와 페도르는 병원 복도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끝까지 아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의료진도 바닥에 주저 앉아 허탈감을 숨기지 못했다. 한 의료진은 취재진에게 "이 모습을 푸틴에게 보여줘라"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역과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두 지역을 잇고자 하는 러시아군의 핵심 전략 목표로 꼽힌다.
러시아는 지난 5일 민간인이 대피할 수 있도록 마리우폴에 한해 임시 휴전을 한다고 밝혔으나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언과 달리 폭격이 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도 휴전은 러시아 측 폭격으로 완전히 무효가 됐다고 BBC방송에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대가 마리우폴을 아직 통제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의 공중 폭격으로 현지 주민들은 물과 전기 등이 없이 나흘째 버티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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