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년 만에 1000명을 넘어서면서 '제로 코로나' 방역이 흔들리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지난 10일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100명(무증상 감염 70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우한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초기인 2020년 2월 18일(1749명)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 6일 신규 확진자가 526명에서 나흘 만에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신규 확진자가 31개 성(省) 가운데 과반수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특히 무증상 감염자와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사례가 급증하며 당국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는 6일(312명), 7일(330명), 8일(322명), 9일(435명), 10일(703명) 닷새 연속 확진자의 절반을 넘겼고 일부 지역은 확진자의 90%를 차지했다. 신규 확진자 대부분은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례이며, 10일 기준 산둥 376명, 광둥 178명, 지린 150명 등에서 속출하고 있다.
일부 방역 전문가들은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며 2년간 지속된 제로 코로나 방역에 따른 피로도가 쌓인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만큼 제로 코로나 정책이 조정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대다수 방역 전문가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루훙저우 선전 제3인민병원장은 "백신 접종에 따른 면역력 강화로 무증상 감염자가 급증했다"며 "그러나 오미크론을 '독감' 수준으로 여겨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첸시 예일대 교수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낸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 인구를 고려하면 현재의 방역 정책을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질병 관리 당국 수장인 가오푸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 역시 지난 7일 "이번이 코로나19의 마지막 겨울이 될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당분간 제로 코로나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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