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아 윤석열 정부의 5년 뼈대를 세운다. 선거대책본부에서 정책본부장으로 대선 공약을 총괄했던 원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철학을 담은 국정 과제를 만들고 추 의원은 국정을 실현할 정부 조직을 개편하는 역할을 맡았다.
윤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대통령직인수위 인선을 직접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기획위원장에는 원 전 제주지사(를 임명한다)”라고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원 전 지사는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으로서 공약 전반을 기획해왔다”며 “기획위는 제가 국민께 선거 과정에서 드린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이를 정부 과제, 새 정부의 정책 과제에 효과적으로 반영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의 발표에 따라 원 위원장은 인수위에서 차기 정부의 국정 과제를 담당한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19 손실 보상 △주택 250만 가구 공급 △탈원전 폐기 △기초연금 인상 등을 담은 공약집을 지난달 24일 발표했다. 원 위원장은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을 검토하고 이행 시기 및 소요 비용 등을 검토해 향후 100대 국정 과제와 같은 형태로 만들 예정이다. 차기 정부는 원 위원장이 조율하고 안철수 인수위원장, 윤 당선인이 최종 확정한 국정 과제를 바탕으로 국정 운영에 나서게 된다.
추 의원은 윤 당선인의 철학이 담긴 국정 과제를 이행할 윤석열 정부의 부처를 대수술하는 작업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는 국정 운영 방향과 철학이 다르다. 윤 당선인은 시장에 활력을 넣는 실용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또 비대한 공공 부문과 과도한 정부 규제를 걷어내기로 수차례 약속했다. 차기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춰 정부 부처도 개편이 불가피하다.
부처 개편의 칼은 국민의힘의 대표 경제 전문가인 추 의원이 맡는다. 추 의원은 윤 당선인의 새 정부 밑그림을 짤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새 정부 조직 체계를 짜는 중책이다. 기획재정부 1차관과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던 추 의원은 재선 의원으로 당내에 대표적인 행정과 경제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추 의원은 기재부 1차관으로 연간 국가의 경제 운용 방향을 잡는 역할을 했고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며 각 부처의 주요 정책과 방향을 잡는 장관급 직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정부 부처의 주요 정책과 권한을 세세하게 아는 추 의원에게 새 정부의 조직 개편을 맡겼다. 추 의원은 윤 당선인이 강조한 청와대 축소 및 수석 폐지와 여성가족부를 대신할 인구·가족·양성평등 부처 신설 등의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도 추 의원과 함께 기획조정분과 위원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재선인 이 의원은 국민의당 사무총장과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안 위원장의 복심이다. 21대 국회에서는 외교통일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또 20대 국회에서는 사법개혁특위·정치발전특위 등을 거치며 정치·사회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이 의원은 사회 분야의 정부 조직 개편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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