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H지수가 3거래일 연속 급락하며 6200 선으로 내려앉았다.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의 판매 잔액이 19조 원에 달하는 가운데 해당 상품의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년간 발행된 ELS 대부분은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 가격대가 5000~6000 선에 몰려 있어서다.
1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중국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의 미상환 잔액은 18조 9596억 원이다. 2020년 10월 19조 4382억 원 이후 최대치다.
ELS는 6개월마다 조기 상환을 실시해 빠른 수익 기회를 제공하는데 조기 상환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상환되지 못한 채 만기까지 보유해야 한다. 미상환 잔액 증가는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다. 홍콩H지수가 6000 선을 밑돌 경우 미상환 잔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홍콩H지수는 6225.11포인트로 지난해 3월 1만 1576.92포인트 대비 46.2% 폭락했다.
홍콩H지수가 반 토막 나며 일부 ELS는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2월 발행한 ‘트루 ELS 제13713회’와 ‘제13716회’는 원금 손실 위험을 알렸다. 이 상품은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발행됐다. 홍콩H지수가 만기 시점에 최초 기준가의 55% 미만인 6555.55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일정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홍콩H지수가 1년 만에 6200 선까지 주저앉으며 원금 손실 위험을 알렸다. 추가 급락할 경우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의 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발행된 ELS 가운데 조기 상환 물량을 제외한 상품의 녹인 가격대는 대부분 6000 선 이하로 집계됐다. 홍콩H지수 기준 5500대에 2194개 상품이, 5000에 3488개 상품이 집중됐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 단기 급락에 ELS들이 일시적으로 손실 위험에 노출됐다”며 “남은 만기 동안 반등할 경우 조기 상환 기회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중도 환매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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