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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최대 확진자·치료제 대란… K방역 제 길 가고 있나


정부가 늘 자랑해온 ‘K방역’이 무너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 741명을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 수가 4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신규 확진자 수는 부끄럽게도 세계 1위다. 전 세계 신규 확진자 네 명 가운데 한 명가량이 한국에서 나올 정도다. 위중증 환자도 1244명으로 9일 연속 네 자릿수다. 하루 사망자는 164명, 누적으로는 1만 1052명에 이른다. 전국의 중증 병상 가동률도 64.2%로 위험수위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먼저 경험한 나라 대부분이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지난 뒤 방역을 풀었는데 유독 우리만 희망 섞인 전망을 앞세워 정반대 정책을 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도 하루에 40만 명씩 발생하면 의료 체계가 붕괴된다”며 “정부는 의료 체계 붕괴 직전의 상황을 국민들께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치료제를 복용하면 입원·사망 확률을 88%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 처방 기준인 60대 이상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도 물량 부족으로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마스크·백신 조달 대란에 이어 치료제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규 확진자 수 집계도 신속항원 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일으켰다.

이런데도 정부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사적 모임 인원 6명과 식당 영업시간 오후 11시 제한 등을 종료해 거리 두기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 정책이 과연 제 갈 길을 가는지에 대한 의문만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정치적 고려 없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 임기 말 코로나 방역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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