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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트래블로그] 청와대 개방과 경복궁 제자리 찾기

주차장서 관람 시작하면 작게 인식

이순신동상~광화문 통해야 진면목

靑까지 연결 땐 경복궁 가치도 UP


중국의 대표적 궁궐인 자금성의 크기는 72만㎡, 우리나라 경복궁이 43만㎡이다. 경복궁은 자금성의 60% 규모다. 양국의 국토와 인구를 봤을 때는 경복궁이 결코 작은 궁궐은 아니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사람들은 대개 자금성이 서울의 경복궁에 비해 상당히 크다고 느낀다. 이러한 인식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자금성 내에 건물이 많고 각각의 건물 자체도 크다. 반면 경복궁은 남아 있는 건물이 적고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다. 평원에 세워진 자금성과 달리 경복궁은 인왕산과 북악산이라는 산이 에워싸고 있다.

더 큰 이유는 관람 동선 때문인 듯하다. 자금성 관광객은 대개 천안문광장에서 시작해 천안문·단문을 통과해 한참을 걸어간 후에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을 통해 자금성에 들어간다. 자금성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체력을 소모하는 것이다. 이후 경산에 올라 내려다보면 자금성이 더 크게 인식된다.

경복궁은 다르다. 대개 경복궁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이는 이미 궁궐 안이다. 방문자는 경복궁 궁궐만 둘러보고 나오게 된다. 경복궁이 왜소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서울의 궁궐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쓴 홍순민 교수는 경복궁 도보 관광의 경우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출발할 것을 추천한다. 바로 이순신장군 동상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북악산을 멀리보며 광화문광장을 가로지른 후 경복궁 정문(광화문)을 통해 들어가는 경우에야 이 궁궐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경복궁은 더욱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를 일반에 완전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자체도 원래 경복궁의 확장된 영역에 속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양자는 분리됐고 지금까지 이어졌다. 100여년 만에 다시 합쳐지는 것이다.

이제 관람객들은 경복궁을 둘러본 후 후문(신무문)으로 나와 전통시대 경무대로 불린 청와대 영역을 거쳐 북악산까지 한달음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북악산 정상에서 보는 서울 시내 조망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관광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새로 만들 수도 있지만 기존 대상의 원래 모습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경복궁의 제자리 찾기가 필요한 이유다. 국민 모두가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덩달아 이는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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