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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 "복잡한 부동산세금 계산 서비스 개발…50대 창업 원동력 됐죠"

[25년 증권맨서 기술기업 CEO 변신]

■기업금융 노하우로 시너지

'세무사도 포기' 부동산세제에 문제의식

AI기반 솔루션인 '셀리몬' 개발 결실

국내 최고 수준의 시스템 정확도 구축

마케팅·기획 등 운영 관련 업무 도맡아

■그가 꿈꾸는 인생 2막은

'가난만 면하자' 살아온 고단함 지나

50대에 기술 창업까지 힘겨웠지만

신의 지켜 쌓은 네트워크가 큰 도움

새로운 도전의 성공 보여주고 싶어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 권욱 기자




#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12억 원에 산 집을 1년 동안 보유·거주 후 14억 원에 판다면 양도세를 얼마나 내야 할까. 답은 1억 3035만 원이다. 보유·거주 기간이 짧아 과세표준액이 높아지고 세율 또한 60%에 달해 세액이 높게 나온다. 만약 이 집을 2년 동안 보유·거주했다면 양도세는 311만 3785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2주택자라면? 양도세액이 1억 466만 4998원으로 늘어난다. 기자가 계산한 것이 아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정확도라는 평가를 받는 자동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 시뮬레이션에 따른 결과다.

지난 몇 년에 걸친 주택 가격 상승세와 세제 강화 정책에 따라 양도세·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세제 탓에 일반인이 예상 세액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 양도세만 해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매입 지역, 보유 주택 수, 취득가액, 양도가액, 보유 기간, 거주 기간 등 다양하다. 세제가 오죽 복잡했으면 ‘양포세(양도세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을까. 계산을 잘못하면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손해볼 수 있으니 전문가 상담 없이는 누구든 쉽게 ‘절세 플랜’을 세우기 어렵다.

이선구(56) 대표가 설립한 ‘아티웰스’의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은 이런 상황 속에서 탄생했다. 셀리몬은 양도세를 비롯해 취득세·종부세·증여세·상속세·부담부증여 등 부동산과 관련된 세금 계산을 해주는 인공지능(AI) 세금 계산 솔루션이다. 보유 주택이 소재한 지역이나 공시가격에서부터 소유주의 나이까지 복잡한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세금을 정확하게 계산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셀리몬은 현재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지역의 공인중개사를 비롯해 세무사까지 셀리몬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 권욱 기자


<경제학과 출신 25년 증권맨…프롭테크 창업에 나서다>

1966년생인 이 대표가 창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 것은 지난 2016년 10월 그의 나이 50세 때의 일이다. 투자 자문 회사에서 기업 금융 업무를 담당하던 그는 전자상거래 회사를 운영하는 후배와의 저녁 자리에서 추후 셀리몬 개발을 담당하게 될 1992년생 개발자 이정우(현 아티프렌즈 대표) 씨를 만난다. 이 대표가 복잡한 부동산 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자 이 씨는 “로직(프로그램을 만들 때의 논리적 흐름)만 있으면 자동 세금 계산 시스템 개발이 가능하다”는 확신에 찬 답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아티웰스를 창업하는 과정의 절반은 우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후배와 만난 자리에서 추후 공동 창업을 하게 될 뛰어난 개발자를 만나고, 이후 법인 설립까지의 과정이 치밀한 계획이 아닌 우연의 연속으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정우(이정우 개발자)와 만난 뒤에도 창업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며 “계산 시스템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는 것을 보고 이듬해인 2017년 2월 법인을 세웠고, 그해 7월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며 세무 전문가들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017년 10월 아티웰스는 셀리몬 서비스를 출시했고 2018년 3월에는 대형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에 세금 계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미래에셋생명보험, 2019년 삼성증권, 2021년 2월 하나은행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티웰스는 2019년 3월 ‘부동산 세금 최적화 산출 시스템 및 방법’이라는 특허를 출원했고 8월 가비아로부터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 2019년 12월에는 공인중개사 대상 매물 중개 플랫폼 ‘셀리매니저(현 땅집고 리얼터)’를 출시했다. 직원 수는 창업 초기 2명에서 현재 14명으로 늘어났다.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신의성실’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말한 것은 지킨다’는 ‘신의’와 ‘꾸준히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성실’을 통해 사업을 키워왔다는 것이다. 신의성실은 그의 인생관이기도 하다. 지금도 그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7시 30분까지 회사로 출근한다. 그는 프로그램 개발이 특정 지점에서 막힐 때마다, 사업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가 나타나 문제가 해결됐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이 대표가 사람들 사이에서 지켜온 ‘신의’ 덕분은 아니었을까.

그는 50대에 창업에 나서기란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경제학과를 졸업해 20여 년 동안 증권사, 투자 자문 회사에서 기업 금융 업무를 해온 그에게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프롭테크 창업은 녹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창업은 20·30대에게도 어려운 일이지만 50대로서 기술 기업을 이끌어나가는 것도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맞는 말이겠지만 50대라는 나이에서 오는 경륜과 노하우는 한편으로는 커다란 힘이 됐을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아티웰스의 마케팅·기획 등 운영 관련 업무를 도맡아 해왔고 그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통해 금융기관 임원들을 만나가며 회사를 키웠다.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 권욱 기자


<한때는 기자 꿈꿔…"성공해 또래에게 꿈과 희망 줄 것">

이 대표는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은 서울시 공무원이었고 모친은 식당을 운영했다. 중학교 때까지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그에게 시련이 찾아온 것은 고등학교 때 가세가 기울면서다. 공무원인 부친의 당시 월급으로 4남매를 부양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모친의 식당 영업은 잘 되지 않았다. 서울 시내 명문고인 중앙고등학교를 다녔던 그의 곁에는 고위 공직자의 자제가 많았다고 한다. 좋은 대학에 가서 기자가 되는 꿈을 꿨다. 그는 “직접 쓴 글로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그가 지나온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대학 입학 시험에 떨어져 재수를 했다. 이 대표는 “이때부터 상경대학에 진학해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1986년 중앙대 경제학과에 들어갔고 한때 유학을 꿈꾸기도 했지만 1991년 12월 증권회사에 취직했다. 유학을 가려면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한데 국비 장학생 선정은 쉽지 않고 자금 마련 또한 어려웠던 탓이다. 삶의 굴곡이 적지 않아서일까. 신의성실에 이은 그의 또 다른 인생관은 ‘내 것을 양보하지 않으면 도움을 얻기 힘들다’이다.

수십 년 동안의 증권맨 생활을 마치고 창업이라는 인생 제 2막을 편 그에게 은퇴 후의 ‘3막’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은퇴를 하고 나면 미국 샌디에이고처럼 동절기에도 따뜻한 지역에서 인생 3막을 펼치고 싶다고 했다. 지금껏 인생을 함께해 온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앞으로 20년 동안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을 찾아 나서는 것이 그가 꿈꾸는 은퇴 후의 삶이다.

약 두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마지막으로 “또래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정년퇴직을 한 후 길을 못 찾는 또래를 숱하게 봐왔다고 했다. 막상 정년퇴직을 하면 황망한 마음이 들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에는 두려움이 앞선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학과 출신으로서 정보기술(IT) 업종에서 성공해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티웰스는 이르면 오는 4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신의성실’과 ‘양보’ ‘꿈과 희망’. 성장 가도를 달려온 아티웰스의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었다.

he is… △1966년 서울 △중앙고 △중앙대 경제학과, 중앙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91년 동서증권 입사 △1999년 밸류투자자문 입사 △2017년 2월~ 아티웰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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