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계곡 사망' 사건 피의자로 지명수배 중인 이은해(31)·조현수(30)에게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이들이 서로에게 보낸 엽서를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엽서에서 이씨는 자신을 '난 너의 주인님'이라고 적었고, 조씨는 '사랑하고 행복하자'라며 이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이 엽서는 이들이 도망가기 직전까지 거주했던 인천의 한 빌라 우편함에 밀린 세금, 카드비 납부 통지서, 수사기관이 보낸 통지서 등 다수의 우편물과 함께 들어있었다.
해당 엽서는 이씨와 조씨가 지난해 3월17일 경북 예천군의 주막으로 여행갔을 당시 서로에게 쓴 것으로 이 주막에선 333일 뒤 엽서를 보내주는 '느린우체통'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씨는 엽서에서 조씨를 향해 "안녕, 웬수야(원수야) 난 너의 주인님이야, 우리 벌써 만난 지 2년이 넘었네 ㅎㅎ 처음 만났을 땐 이뻐죽겠었는데 우리도 만난 짬이 있어서 그런지 요새는 볼때마다 줘 패고 싶고 웬수같네"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 편지가 도착할 쯤이면 28범 친구로 알려진) A도 출소해 있을 건데, 그때는 별일 없이 평범하게만 잘 살고 있었음 좋겠다"고도 적었다.
이씨는 또한 "설마 헤어져서 나 혼자 편지 2장 받는 거 아니겠지? 그래도 힘들 때 옆에 있어 주고 나 때문에 온갖 풍파 다 겪었는데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썼다.
자신을 '현수 시종님'이라고 칭한 조씨는 엽서에서 "우린 지금 어떤 생활을 하고 있지? 아직 살고 있다면 큰 재앙은 없었다는 거겠지"라면서 "우리 B(이은해 자녀)는 더 컸겠네? 지금쯤이면 아빠라고 해주고 있으려나. 그러면 너무 좋겠다"라고 했다.
아울러 "333일의 시간이 지났듯 앞으로도 변치않고 사랑하고 행복하자.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나, 은해, B. 그때까지 열심히 살기. 사랑한다"고 적었다.
해당 엽사를 보면 이들은 이씨가 고인이 된 전 전남편 C씨와 혼인관계였을 당시에도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24분께 가평군에 있는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 C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잘하지 못하는 C씨를 계곡에서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현수와 연인 사이인 이은해가 C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C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와 조씨는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2차 조사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14일 도주했다.
검찰은 이들의 행방을 찾지 못하자 지난달 30일 이들을 공개수배했지만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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