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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놓고 쪼개진 G20…다시 불거진 무용론

미국 중심으로한 G7 퇴출 추진에

중국·브라질·인도 등 신흥국 반발

재무장관 회의 공동성명 못낼 듯

갈등심화…11월 정상회의 분기점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똘똘 뭉쳤던 주요 20개국(G20)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앞에서 분열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7개국(G7)이 사실상 러시아의 G20 퇴출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중국·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은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협의체로 수십 년간 세계경제 질서를 이끌어온 G20이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 제구실을 하기 어려워지자 일각에서는 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서방 진영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항의 표시로 러시아가 참여하는 일부 G20 회의에 불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와 관련해 미 워싱턴DC에서는 20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재무장관 회의에는 인플레이션, 공급망 혼선, 코로나19 대응 등 중대 현안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러시아를 둘러싼 회원국 간 갈등으로 인해 공동성명조차 채택되지 못할 분위기라고 통신은 전했다.

당장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 대표가 참여하는 G20 세션에 불참한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화상으로 일부 회의에 참여할 예정인 가운데 옐런 장관은 러시아를 더 이상 국제사회의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옐런 장관은 다만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한 세션에는 러시아와 관계없이 참석하기로 했다.

아울러 리시 수나크 영국 재무장관도 일부 G20 회의를 거부하기로 했다. 프랑스 재무부의 한 당국자는 “G7 각료들이 러시아의 연설 때 회의장에서 퇴장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독일 정부 당국자 역시 “러시아가 식량과 에너지 가격을 급등하게 만드는 분쟁을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중국과 브라질은 러시아를 G20에서 배제하자는 서방 진영의 주장에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역시 최대한 중립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미국의 단호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7월 장관급 회의와 11월 정상회의에도 러시아를 초청할 방침이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대(對)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는 G20 국가는 G7과 호주·한국 등 9개국이다. 앞서 7일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박탈했을 때도

G20 중 G7과 호주·한국·아르헨티나·터키 등은 찬성한 반면 인도와 브라질 등 6개국은 기권했다.

이처럼 러시아를 사이에 두고 회원국들이 사분오열하자 G20이 과연 지금의 형태로 존속할 수 있느냐는 회의론도 불거지고 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국장은 “G20은 해체될 위기에 처했으며 이번 주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면서 “서방 진영이 G20을 쇠퇴하도록 놓아둔다면 이는 중국에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차지하는 G20의 해체는 세계경제가 다시 쪼개지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정학적 경제 블록화에 따른 세계경제의 분열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위협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공급망과 기술·개발, 생산망이 붕괴할 것이고 재구축 필요가 발생한다”고 했다.

G20의 미래가 이처럼 불투명해지는 가운데 올 11월 정상회의는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두 초청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은 앞서 옐런 장관의 ‘G20 보이콧’ 발언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옐런 장관이 언급한 것은 장관급 회의와 실무 회의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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