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이제 기업의 중장기 성장 플랜을 결정짓는 한 축이 됐습니다. 올해 기업들이 본격적인 글로벌 ESG 투자에 나서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BDA파트너스 서울사무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장경국 전무는 "ESG는 단순히 트렌드에 발맞춘 투자가 아닌 기업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성장 동력 그 자체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독립계 글로벌 자문사 BDA파트너스는 올해 초 SK(034730)에코플랜트의 싱가포르 정보통신(IT) 폐기물 처리 기업인 TES 인수를 1조 2000억 원에 성사시켰다. 매각 측인 싱가포르 사모펀드(PEF) 나비스캐피탈을 자문하면서 SK에코플랜트와 합의를 이끌어낸 결과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 폐기물 처리 기업을 사들이며 환경 사업을 키웠지만 한계를 느꼈는데 TES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TES는 이미 미국·독일·일본에 진출해 글로벌 대기업을 고객사로 둔 업계 최상위권 회사다.
BDA파트너스는 이번 매각이 성사되기까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무소에서 1년 이상 긴밀한 협업을 이어왔다. ESG 투자에 대한 전문성은 협상의 밑거름이 됐다. BDA파트너스는 2020년 선제적으로 글로벌 ESG 전담팀을 꾸렸다. 한국 사무소의 장경국 전무는 ESG팀 소속으로 TES 투자 협상 과정에서 직접 SK에코플랜트와 소통했다.
최근 국내 기업은 폐기물 사업을 비롯해 친환경 에너지, 신소재 등 다양한 ESG 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BDA파트너스 한국 사무소는 그 중심에서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조 단위 투자에 나선 SK그룹을 비롯해 LG화학, GS홀딩스 등을 대상으로 신사업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
BDA파트너스는 글로벌 ESG 사업 진출을 계획해온 기업 전략에 발맞춰 다양한 투자를 성사시켰다. 올해 2월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장에 맞춰 일본 NEC그룹의 자회사인 NEC솔루션의 경영권 인수를 자문했다.
해외 기업의 ESG 투자 자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2월엔 글로벌 친환경 사업 자문 및 투자 회사인 폴리네이션 그룹(Pollination Group)의 투자 유치 작업(5000만 달러)을 마무리했다. BDA파트너스의 글로벌 사무소가 협업해 신재생 에너지 플랜트 사업 등을 영위하는 도시바의 유럽 자회사 Transmission&Distribution의 매각 자문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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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ESG 투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여전히 투자 성사까지 진입 장벽은 높은 상황이다. 글로벌 ESG 사업 진출에 나선 기업들은 현지 인허가 이슈부터 변화하는 트렌드와 사업 상황을 파악하기까지 정보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장 전무는 "ESG에 기반한 인수합병(M&A)은 단순히 투자 대상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투자 초기 단계부터 각 기업에 맞는 ESG 투자 방향을 정하고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성과 네트워크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BDA파트너스는 글로벌 사무소가 보유한 현지 정보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기업 상황에 맞는 ESG 투자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다. 현지 인허가 이슈부터 글로벌 ESG 이슈를 발 빠르게 파악해 해외 투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중견기업으로까지 자문 영역을 넓혔다. 장 전무는 "ESG가 모든 사업에서 고려되는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기업들 역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상황"이라 말했다.
BDA파트너스는 IT기기 및 배터리 리사이클링 영역인 'ITAD' 사업과 친환경 에너지 발전 등 ESG 영역을 중심으로 자문 전문성을 갖춰갈 계획이다.
장 전무는 "ESG 투자는 곧 새로운 사업 진출의 발판과 같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의 고민을 빠르게 수용해 글로벌 ESG 투자 전략을 세워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BDA파트너스는 2020년에는 SK에코플랜트의 EMC홀딩스 인수 자문, 효성그룹의 효성캐피탈 매각자문 등을 수행했다. 지난해 BDA파트너스에 합류한 장경국 전무는 리만 브라더스와 노무라에 몸담으면서 20년 이상의 IB 및 M&A 관련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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