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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A to Z] 한해 30~40명 사다리 추락사…"2년뒤 영세사업장 처벌 급증"

⑤후진국형 산재인 사다리사고

89%가 30인 미만 사업장서 발생

2024년부터 법 적용 대상에 포함

“높이와 무관…안전모 착용 필수”





작년 10월 충북 야외 체육시설에서 조경작업을 하던 근로자 A씨는 사다리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사고 장소는 외지지 않은 보행로 바로 옆이었다. 예초기도 성인 남성이라면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일반적인 크기였다. 게다가 A씨가 떨어진 사다리 높이는 불과 60㎝였다. A씨가 목숨을 잃은 원인은 기초 안전수칙인 안전모를 쓰지 않고 일하다가 머리부터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이 1월 27일 시행된 이후에도 후진국형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이러한 후진국형 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다소 무색한 상황이다. 특히 우려를 키우는 사고 유형은 사다리 추락사고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면 2년 후 중대재해법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경우 사다리 사고로 처벌 받는 소규모 사업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4월 중대재해법이 적용된 사다리 추락 사망사고는 2건이다. 지난 달 22일 서울 동대문구 소재 용두두산위브 관리사무소에서 기전반 소속이던 근로자 B씨는 누수 보수 작업을 하다가 1.5m 높이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달 1일 충남 당진시에 있는 대주중공업의 협력업체 근로자 C씨도 오르던 사다리에서 떨어지면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고용부는 중대재해법이 시행되기 한 달 전에도 사다리 추락사고에 대한 실태를 발표하고 민간에 안전 주의를 당부했다. 또 불시점검인 ‘현장 점검의 날’에도 포함시켰다. 사다리는 설치도 쉽고 사용도 간편해 산업 현장에서 흔히 사용된다. 이용자가 방심하기 쉽고 사고 빈도도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다리 사고로 매해 30~40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다리 사고가 연이어 등장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이런 사고는 현장의 안전수칙과 장비 적정성 등 산업재해 중에서도 조사 범위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만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가 빨리 가려져 처벌로 이어진다. 더 큰 걱정은 2년 뒤 중대재해법 적용범위가 현재(50인 이상 사업장·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 보다 확대될 경우 사다리 사고로 처벌 받을 사업장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2024년 1월27일부터 개인사업주, 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업이 추가로 중대재해법 대상에 포함된다. 고용부가 2018년부터 작년 9월까지 건설업 사다리 사고 사망자 86명의 사고 현장을 분석한 결과 10억원 미만 현장이 72%(62명)였다. 같은 기간 비건설업 57명의 사다리사고 사망자 가운데 89%(51명)는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고를 당했다. 2년 후 중대재해법이 확대 적용되면 중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처벌이 늘어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권기섭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낮은 높이의 사다리 작업도 안전조치가 부실할 경우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작업을 할 때는 안전모를 반드시 쓰고 최대 3.5m 이하 A형 사다리에서만 작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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