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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체험으로 초등생 금융 문해력 높이죠"

1600명 규모 '경제교육 교사 모임' 만든 천상희 경북 경산 성암초 교사

쉽고 재밌게 경제 배울 수 있도록

체험형 프로그램 '금교잇' 만들어

각 학급 하나의 국가로 화폐 발행

학생들은 직업활동으로 소득 얻어

전국 63개 학급과 무역 벌이기도

천상희 경북 경산 성암초 교사가 경제·금융 교육 교사 모임인 경제금융교육연구회의 ‘금융으로 교실을 잇다’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는 금융 문해력이 부족하면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부족하고요.”

천상희(39·사진) 경북 경산 성암초 교사가 경제·금융 교육에 대해 고민하게 된 건 우연히 들은 라디오 속 교수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교사 생활 중에도 틈틈이 공부해 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을 정도로 평소 경제·금융 공부를 좋아했던 천 교사였지만 막상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의 경제·금융 공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경제·금융 교육 교사 모임인 경제금융교육연구회는 2015년 그렇게 탄생했다. 처음에는 대구·경북 지역 초등학교 선생님들만 모인 조그만 교사 모임이었지만 2020년부터는 전국의 교사들을 모집해 회원 수가 1600여 명에 달한다. 천 교사는 “수업으로 경제·금융을 배우기는 하는데 저도 그렇고, 애들도 그렇고 재미도 없고 힘든 내용이었다”며 “주변 선생님들 중에서 관심 있는 분들을 모아 경제·금융 교육을 고민하는 교사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제금융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초등학생들을 위한 경제·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또 실제로 운영도 해본다. 학생들이 쉽고 재밌게 경제를 배울 수 있도록 주로 체험이나 놀이 방식의 프로그램을 만든다.

천상희 경북 경산 성암초 교사가 경제·금융 교육 교사 모임인 경제금융교육연구회의 ‘금융으로 교실을 잇다’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금융으로 교실을 잇다(금교잇)’이다. 금교잇은 학습 단위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전국의 학급들을 연결해 무역 활동까지 직접 해보는 체험형 경제·금융 교육 프로그램이다. 각 학급은 하나의 ‘국가’로 자체 화폐를 정하고 학생들은 직업 활동을 통해 소득을 얻는다. 가령 서울 종로 명신초의 나라 이름은 ‘신호국’이고 화폐 이름은 ‘친절’이다. 경기 시흥 배곧해솔초의 나라명은 ‘에델바이스국’이며 화폐는 ‘바이스’다.

직업 활동으로 번 돈으로는 학급 내 장터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예금이나 세금 납부, 기부도 가능하다. 특히 학생들은 배지·딱지·달고나 등 다양한 상품을 직접 만들고 어린이경제신문이 지원한 ‘금교잇 플랫폼’을 통해 다른 나라와 무역 활동도 벌인다. 나라별 통화량을 계산해 환율까지 정한다.

참여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금교잇을 처음 시작한 지난해 1학기에는 25개 학급이 참가했지만 올해 1학기에는 2배가 넘는 63개 학급을 모집했다. 참여 학생은 1236명에 달한다. 2학기에는 100개 학급을 모집하는 게 목표다.

학생·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천 교사는 “경제·금융 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자녀들이 쉽게 배울 수 없어 아쉬워했던 학부모들이 많았다”며 “관련 교육을 진행하면 학부모들이 고마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교사의 금융·경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연수에도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경제·금융 이해력과 지식에도 깊이를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회 내에서는 가치 투자 스터디, 교사 맞춤형 재무 설계, 부동산·주식 투자 소모임 등 다양한 소모임도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선택과목이 처음으로 도입되는 것에 대비해 초등학교 4~6학년을 위한 금융 교과도 개발 중이다. 천 교사는 “아직은 초안 단계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개념 중심이 아닌 놀이와 체험 중심으로 초등학생들도 재밌게 경제·금융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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