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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악 인플레에…중산층마저 혈장기부로 생활비 충당

주2회로 한달에 400~500弗 벌어

일부 주2회 규제 피해 원정 기부도

생활비 치솟자 저축액도 15% 급감

DPA연합뉴스




미국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어려움으로 혈장을 기부해 생활비를 마련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세가 무색할 만큼 물가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중산층마저 생활비를 벌충하기 위해 매혈에 나서는 분위기다.

WP는 루이지애나 슬리델에 사는 교사 크리스티나 실의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18년간 지역 공립학교 특수교육교사로 재직 중인 실은 1년에 5만 4000달러의 봉급을 받는다. 이혼 후 15세·12세 자녀를 홀로 키우고 있는 워킹맘 실은 이전까지 월세 1050달러와 자동차 관련 비용 250달러를 내도 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이야기가 달라졌다. 식료품 구입에 드는 비용이 150달러에서 200달러로 올랐고 주유비는 40달러에서 70달러로, 공과금도 150달러에서 300달러까지 치솟았다.

실은 “과거에는 월말이 되면 외식을 하거나 옷을 살 돈이 조금은 남았는데 이제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며 생활비 충당을 위해 1만 달러의 대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신청서를 냈지만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며 “나 같은 중산층에는 복지 프로그램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결국 그는 6개월 전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혈장을 기부하며 한 달에 400~500달러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혈장 기부는 실의 사례뿐만이 아니다. WP는 실의 혈장 클리닉 방문을 동행 취재한 결과 대기실은 혈장 기부로 부수입을 올리려는 사람들로 거의 만석이었다고 전했다. 혈장 기부는 건강상의 이유로 1주일에 2회로 제한되는데 이 같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인근 주에서 슬리델로 ‘원정 기부’하러 오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기록적으로 낮고 임금도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이 같은 생활고가 나타나는 것은 물가 상승률이 고용 훈풍을 상쇄할 만큼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인의 임금에서 세금을 빼고 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실질 가처분소득은 3월에 전월 대비 0.4% 하락해 2월의 0.1% 상승에서 하락 반전됐다.

생활비가 치솟자 미국인의 저축액도 줄고 있다. CNBC는 노스웨스턴뮤추얼이 올 2월 8~17일 미국 성인 238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인용해 미국인의 평균 저축액이 지난해 7만 3100달러에서 올해 6만 2086달러로 약 15% 급감했다고 전했다. 세후소득 중 저축의 비중을 나타내는 저축률 역시 3월 6.2%로 전월의 6.8%에서 하락하며 8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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