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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금융자본주의·공정…연극, 시대의 '폐부'를 찌르다


‘시대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연극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들이 각각 기후위기, 금융자본주의, 공정성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문제들을 정조준하며 관객들을 맞고 있다. 이들 작품 모두 한국에서는 초연작이라 더 관심을 모은다.

연극 ‘보이지 않는 손’의 한 장면. 사진 제공=연극열전




‘보이지 않는 손’, 파키스탄에서 바라본 금융자본주의의 아이러니

연극 ‘보이지 않는 손’은 파키스탄의 한 골방에서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게 된 미국인 트레이더의 이야기를 통해 금융자본주의의 실상을 전한다. 글로벌 금융회사의 파키스탄 지점에서 일하는 닉은 어느 늘 한 무장단체에 납치당하고, 자신에게 책정된 몸값 1000만 달러를 구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 닉은 주식·외환·곡물 등 여러 자산에 대한 선물옵션 투자를 하면서 몸값을 벌어가는 동시에 자신을 감시하는 무장단체의 조직원 바시르에게 투자 일을 가르치게 된다.

극은 금융투자를 주 소재로 삼지만, 본질적으로는 돈이 모이면서 생기게 되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스릴러에 가깝다. 혁명을 위해 돈을 조달한다는 성직자는 조금씩 자금을 횡령하고, 자본을 익힌 조직원은 금융시장을 흔들기 위해 테러도 불사한다. 경제적인 요소를 다루는 이야기로도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이 돋보인다. 주인공을 무장단체에 납치돼 있어서 언제든 죽을 수도 있는 상황으로 설정한 덕분으로, 긴장감을 자아내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인상적이다. 6월 3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연극 ‘기후비상사태: 리허설’의 한 장면. 사진 제공=국립극단


‘기후비상사태: 리허설’, 24시간짜리 지구의 수명, 60초밖에 안 남았다면

수시로 이어지는 암전, 배우들의 입을 빌려 전하는 극작가의 자기고백, 고정관념을 깨며 등장하는 영상과 배우들의 랩과 노래…. 연극 ‘기후비상사태: 리허설’에서 관객들이 만나게 될 장면들이다. 기후위기를 소재로 극을 써야 하지만, 정작 작가 본인부터 기후위기가 자신의 문제로 와 닿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이야기로 담아낸다.



이 작품은 지구의 수명을 24시간으로 가정했을 때 종말까지 60초가 채 남지 않았다는 상황에서 출발하는 ‘다큐멘터리 연극’이다. 작가는 전국의 기후위기 현장을 찾는 4박5일간의 시민단체 투어를 함께 하고 광주광역시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 갔던 일 등 극을 쓰며 했던 경험들을 모두 극에 녹인다. 작품은 이를 통해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달려가려는 현대사회의 삶이 기후위기도 그만큼 앞당기고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사회적 폭력과 혐오의 문제들이 결국 기후위기와도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도 전한다. 6월 5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연극 '당선자 없음' 공연 사진 사진 제공=두산아트센터


‘당선자 없음’, 제헌헌법 제정 과정 통해 들여다보는 ‘공정’의 기준

헌법은 ‘법 위의 법’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꼭 지켜야 할 의무가 있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제헌 헌법은 한국 사회에서 공정성의 기준을 사회적으로 합의한 사례다. 연극 ‘당선자 없음’은 공정성의 기준을 만드는 과정은 공정했는지, 그렇게 만들어진 공정의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날카롭게 묻는다.

극은 제헌헌법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PD와 작가, 자문교수 등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과 제헌헌법이 만들어진 1948년 당시를 교차해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제헌헌법의 초안을 만들 때 조선총독부에서 부역했던 이들이 이름을 가린 채 참여했다는 가능성, 5·16쿠데타 이후 이익균점권이 헌법에서 사라진 점 등을 언급한다. 또한 헌법 초안의 작성 과정에 광범위한 시민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하면서, 절대적인 공정이 과연 실재하는지도 묻는다. 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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