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가 청약과 거래량에서 높은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3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에 접수된 청약통장은 총 300만9424건인데, 이 중 전용 84㎡ 면적에만 138만326건이 몰렸다. 전체 청약 수요의 45.87%가 국민평형인 전용 84㎡에 집중된 것이다.
거래 비중도 높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매매거래량(60만3443건)의 29.69%에 달하는 17만9155건이 전용 84㎡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매자의 3분의 1이 전용 84㎡ 크기 아파트를 구매한 셈이다.
전용 84㎡가 여전히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아파트 실수요 대부분이 자녀와 함께 사는 3~4인 가구이기 때문이다. 3.3㎡(평)당 분양가로 비교하면 오히려 소형 평형의 가격이 전용 84㎡보다 비싼 경우가 많고, 요즘 분양되는 전용 84㎡는 발코니 확장이나 4베이·4룸 등 특화 설계로 대형 못지 않은 실사용 면적을 갖췄기 때문에 수요가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택시장에서 ‘국평’에 대한 인기가 지속되자 건설사들은 전용 84㎡로만 구성된 단지를 선보이고 있다. 이달 초 경기 시흥에서 분양된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는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구성됐는데,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대구 북구에서 장기일반 민간임대로 공급한 ‘호반써밋 하이브파크’도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임차인 청약모집에서 24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청약시장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전용 84㎡ 선호현상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며 “건설사들 역시 리스크를 줄이는 측면에서 실수요자들이 선호도가 높은 84㎡ 단일 평형으로 구성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6월에도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 단지들이 청약을 앞두고 있다. SM경남기업은 경기 양주 ‘장흥역 경남아너스빌 북한산뷰’ 총 741가구(일영지구 B4,B5블록) 중 B5블록의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황성’을 공급하는데, 이 단지는 경북 경주 황성동 일대에 위치하며, 비규제지역인 경주시 첫 힐스테이트 아파트로 총 608가구 규모다. DL이앤씨는 6월 경기 고양 지축동 일원에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331가구)’을 선보일 예정이다. 충남 아산에서는 라온건설이 ‘아산배방 라온프라이빗(195가구)’을 6월 분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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