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마취유도제를 투여하고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이 첫 공판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는 31일 준강간, 강제추행, 폭행,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울 강남의 한 의원급 병원장 A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부터 3년간 자신의 병원에 찾아온 환자 4명에게 전신마취 유도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뒤 지속적으로 추행, 강간, 폭행을 이어왔다. A씨는 또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폭행하고 진료기록표를 작성하지 않는 등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는 수면 마취 유도제로 마약류 지정이 되지 않아 오남용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A씨 측은 이날 의료법 위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지만 성범죄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혐의를 부인한다는 취지로 밝힌 뒤 “일부 있었다는 건 인정한다. 의료법 위반 등 일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피해자 보호를 이유로 정확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는 뜻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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