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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새이름 '튀르키예'…CNN "현직 대통령의 정치적 승부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P연합뉴스




터키가 국명을 튀르키예(Turkiye)로 공식 변경했다. 기존 국명(Turkey)가 영어로 칠면조를 뜻하는데다, 구어로는 '겁쟁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기 때문이라는게 공식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현직 대통령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의 정치적 승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터키가 국호를 변경한 배경이 재선에 도전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보수층의 애국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은 앞서 지난 2일 터키의 국명을 튀르키에로 변경하는 제안을 승인했다.

카네기 유럽 싱크탱크의 수석 프로그램 매니저인 프란체스코 시카르디는 “국호 변경은 터키 정치에 중요한 해에 민족주의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터키 정부가 배치한 또 다른 전략”이라며 “이름 변경에 대한 결정은 지난해 12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모든 여론 조사에서 뒤지고 있고, 국가가 지난 20년 동안 최악의 경제 위기 중 하나를 겪고 있을 때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여당인 정의개발당(AK party)는 2018년 총선 에서 42.6%를 득표했지만 지난해 말의 여론 조사에서는 지지도가 약 31-33% 로 하락했다. 경제 사정도 악화돼 지난달 터키의 연간 물가상승률 73.5%로 2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에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레르도안 대통령이 유권자들의 시선을 내부 문제에서 국가 차원으로 돌리기 위해 국호 변경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시카르디 매니저는 “새 이름은 더 강한 터키나 터키의 전통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켜 국내 유권자들이 더 시급한 국내 문제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이번 조치가 기존에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여러 정책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20년 이스탄불에 있는 비잔틴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을 사원으로 전환하는 법령을 발표한 정책이 대표적이다. 정치 분석가인 세렌 코크마즈는 당시 정책에 대해 “국가의 경제적, 정치적 문제를 처리할 구체적인 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에르도안은 포퓰리즘적 정체성 정치에서 구원을 모색하고 있다”며 “그는 터키 민족주의와 이슬람주의를 부추기고 야당 인사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호 변경으로 터키 역사에서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CNN은 덧붙였다.

이에 대한 반박도 나온다. 이스탄불의 싱크탱크 EDAM의 시난 울겐 소장은 “터키가 이름을 바꾸는 주된 이유는 새와의 연관성을 없애기 위한 것이며, 터키는 구어체 언어로 '실패'를 나타내는 의미도 있다”며 “사전 선거 목적보다는 국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브랜드 변경 전략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터키가 1980년 대에도 국명 변경을 추진했지만 당시에는 별다른 동력이 없어 실제 변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국호를 변경하려는 시도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이 터키의 국호 변경을 승인함에 따라 국제 사회는 이제 새 이름인 튀르키예를 사용해야 하지만 내부에서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데는 수년 가량 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터키 관영 언론 등을 제외한 대다수 외신 역시 여전히 '터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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