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MC’ 송해(본명 송복희)가 8일 영면에 들었다. 각계 각층의 추모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IBK기업은행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날 “금명간 김성태 전무를 비롯한 임직원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 출장 중인 윤종원 행장은 조화를 보낸다. 김도진 전 행장도 인편으로 애도의 뜻을 전할 계획이다.
한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고인이 전국노래자랑 촬영 하루 전 촬영지 동네 목욕탕으로 가 민심을 듣는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기업은행 점포가 있는 지역이면 내방해 고객과 기념 사진을 찍어주는 등 광고모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추억했다.
기업은행은 2012년 고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인연을 맺었다. 당시 조준희 전 행장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라는 반대 의견에도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의 고인을 광고모델로 전격 발탁했다.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통념을 깨기 위해서였다. 이런 뒷이야기는 훗날 조 전 행장이 쓴 ‘송해를 품다’라는 책을 통해 알려졌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고인이 출연하는 광고를 보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사연이 줄지어 나타났다. 2012년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 광고 호감도 조사에서 기업은행이 77.4%로 1위를 차지했다. 기업은행과 고인의 협업은 2012년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최고의 광고모델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2017년 광고모델 계약은 끝이 났지만 기업은행과 고인의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됐다. 전·현직 행장들은 틈틈이 고인과 식사를 하며 은행 경영이나 세상살이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등 광고주와 광고모델의 관계를 뛰어넘어 돈독한 신뢰와 우애를 쌓았다. 2018년 고인이 아내를 사별했을 때에도 전현직 행장들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위로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기업은행 임직원이 누구보다 안타까워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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