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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중력을 거슬러 하늘로…유전자 진화의 비밀

■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신간 ‘마법의 비행’은 고전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의 최신작이다. 책은 중력에 맞서 비행 능력을 발전시켜 온 동물의 진화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낸다. 도킨스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와 비범한 통찰력도 여전하다. 사실적이면서도 화려한 일러스트도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먼저 비행은 어디에 좋은 걸까. “바로 다윈의 자연 선택, 즉 적자생존에 좋다.” 날개 있으면 땅 위의 포식자를 피할 수 있고 높은 곳에서 먹잇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정확하게는 번식에 유리하다. 가령 수컷 나방은 5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암컷의 냄새를 맡고 날개를 써서 찾아간다. 이는 수컷 나방 개체의 생존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좋은 유전자가 여러 세대, 수백만 년까지도 생존하도록 해 준다. 즉 도킨스는 이전의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비행 능력 역시 DNA 단위에서 분석하면서 “번식을 통해 달성하는 생존은 유전자의 생존이다. 날개는 그것을 만드는 유전자의 장기 생존에 좋다”고 말한다.



날개에는 단점도 있다. 비행하려면 최대한 몸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 또 몸에 날개를 달려면 유지하는데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짝짓기를 끝낸 여행개미가 날개를 뜯어버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행에서도 개체의 생존보다는 유전자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나타난다는 게 도킨스의 주장이다.

또 책은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올랐던 아카로스 신화부터 날 수 있었던 가장 거대한 동물이었지만 멸종해 버린 익룡, 라이트 형제가 만든 최초의 동력 비행기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과학적 원리를 들려준다. 가령 도킨스는 반쪽짜리 날개가 불필요하다는 창조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4분의 1, 심지어 10분의 1짜리 날개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한다. 반쪽 짜리 날개를 가진 다람주의 복슬복슬한 꼬리는 좀 더 나뭇가지까지 도약할 수 있도록 해줘 포식자로부터 벗어나도록 해준다.

조류와 인간이 만든 비행기가 닮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설명한다. 생물과 무생물이라는 근본적인 차이에도 중력이나 유체 역학처럼 동일한 물리적 법칙에 영향을 받는 만큼 문제의 해결책도 유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책은 저자가 새처럼 나는 꿈을 좋아한다는 고백으로 시작해 인류가 소행성 충돌 등의 대재앙을 피해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여행하는 상상으로 끝을 맺는다. “나는 과학 자체를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영웅적인 비행이라고 여긴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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