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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2년물 금융위기 이후 첫 3% 돌파…글로벌 채권시장 요동

5년물, 이례적 30년물과 역전

10년물은 韓과 격차 0.34%P

연초대비 절반 줄어 외자 이탈 우려

이탈리아 등 국채금리 8년 만에 최고

팬데믹 기간 국가부채 늘린 남유럽 비상등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2년물 국채 수익률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했고 5년물 금리는 이례적으로 30년물을 역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7월 ‘빅스텝’ 예고까지 겹치며 유럽에서는 국채금리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미국의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6bp(1bp=0.01%포인트) 급등한 3.07%에 장을 마쳤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2009년 이후 최대이며 종가 폭도 2008년 6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기준금리 동향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5년물 등 단기국채금리가 급등했다. 5년물 국채금리는 19bp 올라 3.25%를 기록, 3bp 오른 데 그친 30년물(3.19%)을 앞질렀다. 채권은 통상 만기가 길수록 이율이 높지만 5년물이 30년물보다 금리가 높은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에 다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전 세계 채권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3.16%로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일 기준 한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3.50%로 격차는 0.34%포인트에 불과했다. 올 초까지 만해도 격차는 0.7%포인트였지만 절반으로 줄었다. 원금을 떼일 염려가 더 적은 미국 국채가 이자까지 더 많이 주고 있으므로 국내에서 외자가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2012년 재정위기의 장본인인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의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이들 나라는 코로나19로 대규모 돈 풀기에 나서면서 부채가 크게 불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ECB가 기준금리를 11년 만에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빚 상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 투자자들이 이들 나라 국채를 팔아치우며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10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3.76%에 장을 마쳐 2014년 1월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스페인은 2.77%로 2014년 7월 이후 제일 높았으며 그리스는 4.36%를 기록하며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 국가부채가 많은 나라들이 고공 행진하는 국채금리를 감당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앙투안 부벳 ING 선임 금리전략가는 “우려할 만한 상황이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면서도 “만약 이탈리아와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 격차가 2.5%포인트에 도달하면 ECB에도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독일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간 수익률 격차가 커지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 불안정도 커진다는 신호다. 10일 이 격차는 2.25%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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