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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급식' 왜 계속 발생하나…급식실 업무 과다도 주요인

지난달 이어 또 열무김치서 개구리 사체

단시간 대량 급식…"조각조각 검수 한계"

급식실 종사자들 "전문 검수 인력 있어야"

청개구리 작고 열무 색깔 비슷한 점도 원인

지난 15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급식에서 나온 개구리 사체. 연합뉴스




지난달에 이어 또 서울 시내 고교 급식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 지난 번과 같이 열무김치에서 검출된 것으로 추정돼 서울시교육청은 여름방학 전까지 열무김치를 식단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교육계에선 빠른 시간 내 대량의 식단을 준비해야 하는 급식실 근무 환경이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두 학교 모두 급식종사자가 짧은 시간 내 조각조각 검수하기엔 납품된 김치의 양이 상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청개구리 특성상 열무와 색깔이 비슷하고 크기가 작은 탓에 발견하기가 어렵고, 열무김치는 일반 김치와 달리 써는 과정 없이 납품받은 완제품 상태로 배식하는 경우가 많아 검수에 더 취약했다는 지적도 있다.

◇보름만에 또 '개구리 급식'…열무김치 식단 배제=1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구 A고교 급식으로 나온 열무김치말이국수에서 죽은 개구리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의 B고교 급식 열무김치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된 지 약 보름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일도 지난 번과 같이 납품업체가 원재료 입고 시 이물질을 걸러내지 못하고 학교 역시 검수 단계에서 이를 놓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물질 검출 의심 식품은 당일 해당 고교에 납품된 열무김치 90kg 제품 중 일부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가 이물질을 회수해 성분을 분석 중이다. 국수를 삶는 과정이나 고명으로 올라간 오이와 함께 유입됐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A고교에 열무김치를 납품한 업체는 서울 시내 총 74개 학교와 계약했으며 이 가운데 11개교에 열무김치가 납품된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74개교 모두에 이번 이물질 검출 사실을 공유했다. 업체 소재지를 관할하는 포천시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은 납품 업체에 대해 사업장 서류 및 현장 위생 점검을 실시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납품업체에 대해 영업정지 등 사업장 재제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A고교에 대해서도 서울지방식약청, 중구보건소, 학교보건진흥원, 중부교육지원청 등이 학교급식 구매과정과 식재료 검수 등 위생관리 점검에 나섰다. 아울러 열무김치 식단에서 이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여름방학 전까지는 전체 학교에 열무김치를 식단에서 배제하고 다른 식품으로 대체하도록 조치했다.

◇"한조각씩 펼쳐보기는 사실상 불가"=두 사례 모두 납품되는 김치의 양이 상당했던 것으로 조사돼 급식실 종사자들의 업무가 과다하다는 것이 ‘검수 소홀’의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고교에 당일 납품된 열무김치는 90kg며 지난달 30일 B고교에 입고된 열무김치도 137㎏에 달했다. 이 김치는 이날 모두 소진돼야 하는 분량으로 납품과 배식 시간 사이 전체 검수가 이뤄져야 한다.

급식실 종사자들은 검수 전문 인력이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관계자는 “검수를 하려면 식재료들을 하나하나 다른 용기에 펼쳐야 한다”며 “하지만 빠른 시간 내 다른 메뉴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검수 전문 인력 없이 100kg에 달하는 김치를 한 조각씩 펼쳐 검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펼쳐 놓는 과정에서 교차 오염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열무김치에서 개구리 사체가 반복적으로 검출되는 것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청개구리의 크기가 작고 열무와 색깔이 비슷해 검수가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청개구리의 크기가 작은 데다 시기 상 활동을 많이 할 때"라며 “색깔도 열무와 비슷해 검수 과정에서 발견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열무김치는 썰어서 배식하는 일반 김치와 달리 완제품 형태로 납품받아 곧바로 배식하는 경우가 많이 검수에 더 소홀했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배추김치는 배식 전 써는 과정에서 이물질을 발견할 수 있는데 열무김치는 그대로 배식하다보니 검수가 미흡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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