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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치료제 '국산1호' 놓친 후발주자 R&D비용 역풍 맞나

시장성 악화에 정부 지원 축소

코로나 백신·치료제 특수 끝나

국내업체 개발 경쟁 사그라들어

임상 중단·사업 포기 잇따라

천문학적 금액에 경영난 우려도

사진 설명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셀트리온(068270)의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국산 1호’ 백신·치료제로 품목허가를 완료하면서 속도 경쟁에서 뒤쳐진 후발주자들은 천문학적인 기술개발(R&D) 비용 역풍을 맞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확진자가 크게 줄어 시장성이 떨어진데다, 각국의 코로나19 의약품 개발 지원책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메이저 시장은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가 선점한 상황에서 그나마 국내 백신·치료제 시장을 노리고 R&D를 해왔던 관련 업계는 더 이상 개발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특수’ 바람을 타고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나서 주가상승 효과를 누렸던 기업들이 속속 임상을 중단하거나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백신·치료제 주권’을 이미 달성한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축소되고, 시장성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시장은 급격히 쪼그라들 예정"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1호 백신'을 마지막 축포로 후발 주자들은 불어나는 R&D 비용을 감당하다가 회사 경영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국산 2호 백신을 노리는 유바이오로직스(206650)는 올 1월 글로벌 3상 계획을 승인받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투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조 백신을 구하지 못했고, 정부로부터 임상 비용을 지원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HK이노엔(195940)제넥신(095700)은 지난 5월과 3월 각각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중단했다.



치료제 개발 업체들도 속속 임상을 변경하거나 포기하고 있다. 국내 첫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주' 상용화에 성공한 셀트리온은 후속으로 편의성을 개선한 흡입형 칵테일 치료제 개발에 나섰지만 6월28일 임상을 중단했다. 셀트리온은 "각국이 엔데믹에 진입하면서 긴급승인 절차를 지양하고 임상 환경은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요구하는 임상 3상 환자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고 있어 사업 타당성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조코바'가 이미 임상 3상 투여는 완료했지만, 일본에서의 긴급사용승인이 7월로 지연됐다. 종근당은 3상 단계에서 지난 4월 해외 임상을 중단했고, 대웅제약도 3건의 임상 중 경증 치료 임상은 모두 중단하고 중증 임상을 위한 환자만 모집하고 있다. 앞서 GC녹십자(006280), 일양약품(007570), 부광약품(003000)은 치료제 개발을 포기했다.

문제는 현대바이오(048410), 신풍제약(019170) 등 개발을 강행하는 기업에 닥칠 과도한 임상 비용이다. 현대바이오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CP-COV03'의 임상 2상을 위해 기존 임상지원금의 2~3배에 달하는 500만 원을 내걸고 국내 확진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R&D 비용만 15억 8900만 원을 사용해 2년 전 1년 전체 19억 68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을 쏟아부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무려 67.8%에 달한다. 장기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중인 신풍제약도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임상 3상을 위해 글로벌 6개국에서 1420명 모집을 시작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R&D 비용은 106억 97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22.9%로 지난해 전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16%를 훌쩍 넘어섰다. 이 회사는 2021년 2분기 이후 1년째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경쟁이 사그라들면서 백신은 국가전략 차원에서, 치료제는 적응증 확대 가능성 차원으로 접근법을 달리해야 할 때"라며 "앞으로는 임상이나 승인에 특혜 없이 일반 신약 개발과 같은 수준으로 냉정하게 R&D 비용을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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