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무기 체계 개발이 방산 수출과 성장의 동력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의 진수를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 축사에서 “이제 우리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이지스 구축함을 우리의 기술로 만들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해군의 첫 8200톤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은 최첨단 전투 체계를 기반으로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는 국가 전략자산으로서 해군의 전투 역량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해양 수송으로 이뤄지고 있다. 바다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해양 강국의 역량을 갖춰야만 경제 강국이 될 수 있다”며 “국민들께서 바다에서 안전하게 경제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강력한 해양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투력 획기적 개선…해상 기반 3축 체계 가속화=정조대왕함은 2028년까지 총 3척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하는 ‘광개토-Ⅲ Batch-Ⅱ’ 사업을 통해 건조된 1번함이다. 동급 이지스함 2척이 추가 건조된다. 앞서 4월에 함명제정위원회에서 선정된 정조대왕함 명칭이 이날 진수식을 통해 공식 부여됐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시험 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말 해군에 정조대왕함을 인도할 예정이다.
정조대왕함은 우리 군의 기존 이지스 구축함에 비해 획기적으로 향상된 전투 성능을 갖췄다. 수상·수중 탐지 능력이 각각 2~3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량의 적 항공기·미사일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최신형의 이지스 전투 체계, 신형 에이사(AESA) 레이다 등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대잠전 능력도 강화됐다. 해군 및 방사청에 따르면 정조대왕함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첨단 통합소나체계(ISS)를 탑재해 적 잠수함 및 어뢰 등 수중 위협을 쉽게 탐지할 수 있다. ISS의 탐지 거리는 기존에 우리 구축함에 탑재됐던 소나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이 2024년부터 도입하는 MH-60R ‘시호크’ 해상 작전 헬기도 탑재해 먼 거리의 적 잠수함 타격 능력을 높인다.
정조대왕함은 이 밖에도 원거리 전략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함대지 유도탄, 강력한 화력의 5인치 함포 등을 갖춰 유사시 적의 도발을 빠르게 제압할 수 있다. 추진 체계의 경우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하이브리드전기추진체계(HED) 2대를 추가 설치해 일반 항해 시 연료를 절감하면서도 장거리 운항을 할 수 있다.
정조대왕함 진수를 계기로 바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막을 해상 기반 기동형 3축 체계 구축에 한층 가속이 붙게 됐다. 최대 요격 가능 고도가 35㎞에 달하는 스탠더드 6(SM 6) 대공미사일이 탑재될 예정이어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하층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의 경우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일은 가능한데, 요격이 불가능했다. 강동길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 해상 전력인 정조대왕함의 진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K방산 힘 실은 尹=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정부는 방위산업을 경제성장을 선도하는 첨단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우리 조선 산업은 올해 상반기 수주에서 다시 세계 1위가 됐고 우리의 손으로 만든 최신예 군함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진수식에 참석한 방위산업 관계자들을 가리켜 “K방산의 주역”이라고 치켜세운 뒤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을 견인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욱 힘써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규모 방산 수출을 적극 지원하며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울 계획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22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방위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국가별 맞춤형 수출 지원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전날 폴란드 정부가 최소 10조 원에 육박하는 국산 무기들을 대량 구입하겠다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혀 유럽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2024~2025년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 등 미국 시장으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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