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투자를 빙자해 약 7억 원을 가로챈 40대 부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진재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7)씨와 부인 B(45)씨에 대해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골프동호회에서 만난 피해자 C씨에게 2020년 7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6억95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 부부는 "스포츠토토를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대부업을 하는 데 사업이 매우 번창하고 있다"며 "1억 원을 투자하면 투자금의 1.25%를 매달 지급하겠다"고 C씨를 속였다.
이들은 대부업이 잘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고가의 외제 차량 여러 대를 몰았으며 피해자에게 값비싼 골프채를 선물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부부는 둘 다 신용불량 상태였으며 채무만 9억 원이 넘었다. 또 채권자에게 매달 약 2700만 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들은 C씨에게 빌린 돈 대부분을 명품 등 고가의 사치품을 구매하거나 부실채권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재판부는 "피해금 대부분을 돌려주지 않아 피해자가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해 금액과 범행 방법을 보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부부는 과거 동종 범죄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편취과정에서 수익금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1억 원 넘는 돈을 지급했다"며 "피해자도 단기간에 고수익의 이자를 얻으려는 욕심으로 거액의 돈을 지급, 이 사건 범행 발생과 피해 확대를 도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