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을 앞둔 서울 서소문동 동화빌딩 인수전에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서울 도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한 데다 향후 도시 정비를 통한 집적 효과도 기대돼 금리 상승기에도 인수전이 치열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실시된 서소문 동화빌딩 입찰에 코람코자산운용과 캡스톤자산운용을 비롯한 다수의 자산운용사와 부동산 디벨로퍼인 시티코어 등 총 11곳의 기관이 참여했다. 동화빌딩은 마스턴투자운용이 보유 중이며 매각 자문사는 CBRE와 컬리어스다. 매각 측은 다음 주까지 쇼트리스트(적격 인수 후보)를 선정하고 연내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6년 사모 리츠(부동산 투자 회사)를 통해 동화개발산업으로부터 동화빌딩을 1170억 원에 사들였다. 리츠 출자자는 신한BNP자산운용과 유진드림스퀘어·하이DH전문투자·현대인베스트먼트 등이다.
동화빌딩이 위치한 서소문동 58-7 일대는 지난해 말 서울시로부터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부동산 디벨로퍼와 시행사 등도 대거 인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매각 대상에는 리츠가 보유한 서소문동 116 외 2필지(대지 면적 약 124평)도 포함됐다. 2020년 SK디앤디로부터 110억 원에 매입한 자산으로, 역시 서소문구역 정비계획에 포함돼 있다.
동화빌딩은 도심업무지구에 위치했으며 지하철 2호선 시청역이 근접해 입지 조건이 우수하다. 부동산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한 기관들 대다수가 3.3㎡(평)당 4000만 원 이상으로 가격을 써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각가는 약 2000억 원으로 마스턴투자운용은 6년 만에 700억 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한편 최근 금리 상승에도 국내 오피스 시장은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인 공실률과 물가 상승을 타고 오르는 임대료 덕분이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JLL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A급 오피스의 공실률은 3.9%로 2009년 3.3% 이후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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