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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일침] 넘쳐나는 피서지 쓰레기에…환경미화원 ‘회전근개파열’ 주의보

■ 하인혁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근무 중 어깨 사용 많은 환경미화원, 회전근개파열 위험 높아

날카로운 통증이 대표 증상…팔 들어올리거나 밤에 심해지기도

침·약침치료, 손상된 조직회복 돕고 통증완화 효과 기대할 수 있어

지난달 31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밤새 나온 쓰레기를 피서철 임시 고용된 환경미화원들이 분리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미화원 허씨(52)는 휴가철 피서객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 처리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피서지 곳곳에 쌓여있는 쓰레기 봉투를 옮기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여느 때와 같이 무거운 쓰레기 봉투를 들어 수거차 적재함에 던지던 허씨의 어깨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평소 자주 느꼈던 가벼운 어깨 통증이라 여겼으나 이내 팔을 올리기 힘들 만큼 통증이 극심해졌다. 퇴근 후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은 허씨는 과도한 어깨 사용으로 인한 ‘회전근개파열’이란 진단을 받았다. 어깨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보기로 한다.



휴가철을 맞아 피서지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들이 배출한 쓰레기도 덩달아 쌓이고 있다. 인기 있는 피서지 중 하나인 강릉 경포 해변에서는 올해 해수욕장 개장 이후 20여 일간 38톤이 넘는 쓰레기가 나오면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배를 웃돌았다고 한다. 그 여파로 일선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는 환경미화원들의 고충도 커지는 중이다.

환경미화원들은 작업 중 폐기물을 수거 차량에 싣거나 내리는 일을 반복한다. 상차 시에는 높은 적재함 칸막이 너머로 폐기물을 들어 올려 싣고, 반대로 하차 시에는 수거된 폐기물을 다시 바닥으로 끌어 내린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무거운 생활쓰레기, 재활용품 등을 어깨 높이까지 올리거나 내리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깨 관절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지속적으로 부담이 가해지면 회전근개파열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의 회전운동과 안전성을 유지해주는 근육인 회전근개가 손상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어깨의 날카로운 통증이다. 어깨가 뻐근해지거나 근력이 약해지고 서걱거리는 듯한 느낌 등도 동반된다. 특히 팔을 위로 들어 올릴 때 통증이 극심해지고, 밤이 되면 증상이 심해지는 야간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도 회전근개파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회전근개파열 환자는 94만 1021명으로 100만 명에 육박했다. 특히 신체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0대 환자는 2017년 23만 3715명에서 지난해 26만 4661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장년층 비중이 큰 직종인 환경미화원들이 자신의 어깨 건강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다. 회전근개파열 증상이 의심되면 조기에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침치료와 약침치료, 한약처방 등을 포함한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해 회전근개파열을 치료한다. 먼저 견우혈, 견정혈 등의 주요 혈자리에 침을 놓아 어깨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이어 조직 손상 완화 및 재생에 효과적인 약침을 놓아 통증을 감소시키고 어깨 운동 범위를 넓힌다. 환자의 세부 증상 및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근육과 인대 강화를 돕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어깨 질환에 대한 침치료의 효과는 연구 논문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침술의학(Acupuncture in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어깨 관절 환자는 2년 내 어깨 수술률이 약 7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침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어깨 수술률은 침치료를 받은 환자에 비해 약 3.7배 높았다.

어깨 회전 스트레칭.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회전근개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어깨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환경미화원 직업 특성상 어깨 사용을 줄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어깨 건강을 위해 환경미화원 개인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스트레칭이다. 업무 중 틈틈이 양팔을 펴고 원을 천천히 그리는 ‘어깨 회전 스트레칭’도 경직된 어깨 조직들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 먼저 편안한 자세로 서서 다리를 골반 너비로 벌리고 양팔을 어깨 높이까지 올린 뒤 좌우로 쭉 뻗는다. 이후 어깨를 중심축으로 삼아 원을 그리며 양팔을 천천히 돌린다. 15초간 20~30회 원을 그린 후 반대 방향도 동일하게 15초간 진행한다.

최근 환경미화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종량제 봉투 규격을 하향 조정하고 무게를 낮추는 등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는 중이다. 고된 작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환경미화원 본인도 자신의 신체 건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통증은 갑자기 찾아오는 법이다. 항상 경계심을 갖고 건강을 챙기도록 하자./ 하인혁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부천자생한방병원 하인혁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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