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가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도 지난주 주가 방어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는 다음달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에서 어떤 결과를 발표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인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LB는 지난주 첫 거래일인 16일 4만 3900원 종가를 기록한 이후 19일엔 4만 6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주 금요일인 12일의 4만 5350원에 비해서도 주가가 높게 형성됐다.
HLB는 12일 장 마감 이후 3256억 원의 대규모 유증을 단행해 타법인증권 취득 등에 사용하겠다고 공시했다. 통상 이 정도 규모의 대형 유증 소식은 주가에 악재로 반영되지만 HLB 이날 주가는 3.20%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후 17일에 0.46% 하락하고 18일과 19일엔 각각 4.96%, 1.31% 연속 상승해 전주에 비해 오히려 오른 4만 6350원으로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HLB가 유증 발표에도 주가 방어에 성공한 것은 이 회사 대표 파이프라인인 ‘리보세라닙’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HLB가 현재 회사의 운명이 걸린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 13개국 543명 환자 대상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3상 시험을 벌여 1차 유효성 지표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올 5월 도출한 데 이어 다음달 9일 ESMO에서 해당 임상의 전체 데이터를 공개한다. 생존기간이 2020년 승인된 ‘아바스틴+티센트릭’ 병용요법의 19.2개월보다 길게 나올 경우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HLB는 이번 ESMO에서 해당 연구결과를 포스터가 아닌 구두발표로 공개한다.
HLB는 리보세라닙을 놓고 다양한 적응증에 대해 임상 시험을 벌이고 있다. 이번 임상 데이터는 그 중에서도 상용화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간암 1차 치료제 결과다. 때문에 HLB에게는 이번 데이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와 향후 사업 전반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HLB는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 역시 리보세라닙 임상 시험과 상업화에 대부분 사용할 방침이다.
HLB는 1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100% 자회사인 미국 법인 엘레바테라퓨틱스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2297억 원 규모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엘레바는 HLB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발과 임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엘레바는 새로 조달한 자금 중 2034억 원은 임상개발에, 263억 원은 상업화를 위한 마케팅에 사용할 예정이다.
HLB 측은 “엘레바는 다양한 적응증에 대해 리보세라닙 단독 및 타 약품과의 병용요법을 연구개발하고 있어 임상 진행 등에 지속적으로 자금 소요가 발생한다”며 “기존 파이프라인 임상 비용과 상업화 관련 비용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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