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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충무공에게 배우는 ‘코로나 해결책’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23전 23승 신화' 일궜던 이순신

임진왜란때 전염병까지 돌았지만

병사 간 접촉 자제·청결 유지 등

정확한 상황 판단으로 위기 넘겨

현대사회서도 '유용한 지침서'로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 신화’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1592년 6월 옥포해전 승리를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한산도대첩, 10월 부산포해전까지 이순신 장군의 연승 행진은 당시 왜군의 북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던 조선에 한 줄기 빛이었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연전연승 비결은 이런 ‘결전 전략’에 있었다. 군사들의 정신 무장과 사기 진작, 현자총통을 비롯한 대형 화포의 화력, 거북선과 판옥선 등 우수한 군선, 지형과 전법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 장군 본인의 탁월한 지휘력은 조선 수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런 전략은 암초를 만나게 된다. 가을마다 흉작이 거듭되는 와중에 조정의 지원은 중단되고 말라리아로 추정되는 수인성 전염병까지 창궐한 것이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 본인 또한 전염병에 걸렸고 1594년 4월 기준 1만 7000여 명이 넘던 3도 수군 병력 중 5663명이 전염병에 걸려 1904명이 사망했다. 바다 밖 또 다른 전투가 시작된 셈이다.

이순신 장군은 병으로 사경을 헤매는 와중에도 조정에 의료진 급파를 요청하는 장계를 올리는 한편 자구책도 마련했다. 병사들 간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개개인의 청결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군량을 자체 해결하기 위해 강진 고금도, 여수 돌산도 등의 말 목장을 활용해 둔전을 일구고 어염의 이익을 거두며 후일을 대비했다. 결국 조선 수군은 위기를 극복하고 1597년 10월 명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둔다.



2020년 초부터 시작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은 국민권익위원회에도 더없는 위기였다.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민원 현장을 찾아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고충을 해소하는 활동을 자제해야만 했으니 말이다. 430여 년 전 이순신 장군의 지혜가 우리에게도 필요했다.

권익위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묘책을 찾아냈다. 바로 ‘기동 해결 특별 컨설팅’이다. 수십·수백 명이 모이는 단체 회의 대신 기업 고충 해결과 관련해 경험이 많은 조사관들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조사단을 꾸려 고충 현장을 직접 방문해 상담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하면서도 이들의 고충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대처였다.

해결 사례로 지방의 한 산업단지에 입주한 A기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증기판매업 불허로 인해 경영 위기에 놓였다. A기업의 고충을 들은 권익위는 A기업과 원가 절감 효과를 원하는 인근 기업 3곳 등의 핵심 관계자를 대상으로 심도 있는 상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 변경으로 증기판매업이 합법화돼 단지 내 입주기업들의 고충이 해소될 수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 지하수 개발 입찰과 관련한 고충 민원에 대해 협회의 이사회 일정에 맞춰 기동 해결 컨설팅을 병행했다. 이를 통해 대면 회의를 최소화하면서 여론을 듣고 중지를 모아 기존 업체와 수의계약하는 일부 지자체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할 수 있었다.

지난해 권익위는 기동 해결 특별 컨설팅을 총 12회 실시해 9건의 고충 민원을 해결하는 성과를 거뒀고 올해 7월까지는 총 9회 실시했다. 위기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전략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용한 지침서임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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