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기대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 상승 전망값)이 1%포인트 상승하면 실제 소비자물가도 0.67%포인트 상승한다며 불안 심리를 안정시킬 대책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23일 ‘기대·체감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와의 관계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이 샅이 밝혔다. 한경연은 주요 생필품의 가격, 임금, 환율 등 주요 가격 변수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경제 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기대 인플레이션율(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로 지난 3월(4.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최근 고온·가뭄·폭우 등 기상 이변으로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가 추석 효과까지 추가되며 물가 불안 심리가 빠르게 확산한다고 봤다.
한경연은 특히 2013년 1월∼2022년 6월 월간 자료를 바탕으로 기대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 간 상관계수가 0.76이라고 분석했다. 두 지수 사이에 상호 밀접성이 높다는 얘기였다.
구체적으로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0.67%포인트 상승하는 식이다. 또 체감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오르면 기대인플레이션도 0.66%포인트 높아진다. 실제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은 0.06%포인트 오른다. 한경연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인플레이션이 기대 인플레이션 형성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연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9월을 정점으로 이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경우 소비자물가는 9월 7.0%로 정점을 찍은 뒤 5% 후반대에서 6% 후반대를 유지하며 한풀 꺾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연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체감 인플레이션부터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돼지고기 등 장바구니 물가와 관련된 생활물가 품목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한시적으로 소비세를 인하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추석 이후 물가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자원·곡물에 대한 자국우선주의,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여건 악화 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 요인으로 인해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체감물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품목에 대한 수급안정을 통해 인플레 기대 심리를 진정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