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관광객이 SNS에 올린 사진 한 장 덕분에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러시아판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DD)로 불리는 미사일 위치를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해당 관광객의 사진을 올리며 “러시아인 관광객에겐 너무 가혹한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때때로 이들은 정말 도움이 된다. 정말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이 같은 좋은 일을 해달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유한 사진에는 한 러시아 남성이 해수욕장에서 수영복을 입은 채 촬영한 모습이 담겼다. 그리고 그 뒤로는 ‘러시아판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THADD)’라 불리는 S-400 지대공 미사일이 그대로 노출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 사진을 토대로 해당 S-400 미사일이 크름반도 옙파토리야 인근 러시아 방공기지에 설치돼 있다는 사실에 대해 파악했다고 밝혔다. 사진에 등장한 러시아인 관광객은 해당 사진을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에 올리면서 위치까지 특정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수고해주세요!”라고 적었다.
이 같은 사건은 한 두번이 아니다. 이에 러시아가 임명한 세바스토폴시장 미하일 라즈보샤예프는 전날 “사진촬영을 할 때는 최소한 어느 지역인지에 대해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관광객을 향해 경고했다.
SNS에 부주의하게 업로드한 사진 탓에 러시아군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내 격전지인 동부 돈바스지역 루한스크주(州) 포파스나에 있던 러시아 비밀용병조직 바그너그룹 본부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받아 파괴된 바 있다. 특히 이 본부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정확히 타격된 것은 한 러시아 기자가 SNS상에 업로드한 사진 때문이었다. 세르게이 스레데라는 러시아 기자는 지난 8일 바그너그룹 본부를 방문해 용병들과 찍었던 사진을 SNS 텔레그램에 공유했는데 해당 사진 좌측 상단에 ‘포파스나 미로노브스카야 12’라는 주소가 그대로 노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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