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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공학도에게 상상력 불어넣을 것"

'KAIST 교수 된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

2년간 산업디자인 초빙교수 임용

'공학·예술 통한다' 철학 내세워

학생 심리적 안정위한 소통 약속

교내 스테인드글라스 제작도 진행

김인중 KAIST 초빙석학교수와 그의 작품. 사진 제공=KAIST




“공학도 예술처럼 창조 과정에서 상상력과 감성이 결합돼야 됩니다. 예술이라는 통로를 통해 상상력이 풍부한 공학도가 됐으면 합니다.”

과학기술을 문화·예술 분야로 확장·접목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산업디자인학과 초빙석학교수로 임명된 김인중(82·사진) 신부(베드로·프랑스 도미니크수도회)는 30일 서울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학도에게도 예술적 영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신부는 세계적인 빛의 화가이자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의 거장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김 신부는 1965년 한국미술대상 대상을 수상한 후 스위스 프리부르대와 파리가톨릭대에서 수학했다. 그는 서울대 재학 시절 신앙을 교수하는 고등교육기관인 ‘대신학교’에 진학을 준비하는 중등학교인 ‘소신학교’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미술을 가르치다가 천주교를 접하게 됐다. 이후 1974년 프랑스 도미니크수도회에 입회해 사제와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 전 세계 200여 회 전시와 유럽 50여 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2019년에 프랑스 앙베르에 ‘김인중미술관’이 설립될 정도로 화려한 색채와 동양의 여백을 접목한 예술성과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오피시에)을 수상했다. 스위스 일간지 ‘르마탱’이 선정한 ‘세계 10대 스테인드글라스 작가’에 김 신부는 샤갈 등 세계적 거장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24년 7월 31일까지 2년간 학생들을 가르칠 김 신부는 “뛰어난 과학도들이 자리한 KAIST에 초빙석학교수로 오게 돼 매우 기쁘다”며 “감성과 진심을 담은 작품·예술 철학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들이 좀 더 풍요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자 기도”라고 말했다.

김인중(왼쪽) 신부가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초빙석학교수’ 임명식에서 이광형 KAIST 총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AIST


일반적으로 공학과 예술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야로 보이지만 그 내면을 보면 통하는 게 있다는 것이 김 신부의 철학이다. 그는 “생각이 자유로워지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면 이공계에도 예술적 영감이 필요하다”며 “뜻하지 않게 다른 걸 보게 되면 거기서 창의력이 발동되듯 공부에만 너무 매달리지 말고 문학·예술 작품을 살펴보는 그런 공학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60년간 해온 창작 활동에서 어떠한 자세로 창작에 임했는지 등의 체험을 강의 등을 통해 학생과 나누겠다”며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예술가 중 귀감이 될 만한 그들의 삶과 작품을 학생들과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술가뿐 아니라 성직자로서도 학생들과 교감할 예정이다. 그는 “KAIST에서 우울증에 걸리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학생들을 잘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사제로서의 역할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의미를 살리기 위해 현재 KAIST 내에서 도미니크수도회 복장인 흰색 수사복을 입고 다닌다. KAIST도 학과 내 별도 작업 겸 소통 공간을 마련해 학생들과 김 신부가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현재 KAIST 중앙도서관인 학술문화관 내 작업실에서 가로 10m, 세로 8m 크기의 학술문화관 천창(天窓)을 53개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제작하는 작품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학생들의 상상력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목적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천창 밑은 학생과 학내 구성원들의 휴식 공간인 만큼 하늘로부터 나온 빛과 색의 향연을 통해 더욱 힐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53개의 다른 작품들이 하나하나가 모여 조화롭게 전체를 이뤄내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듯이 각자 빛나는 학생 개개인들도 하나로 어우러져 하나의 큰 꿈을 꾸는 계기가 되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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