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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반미 협의체' 가입 공언한 튀르키예…전쟁 속 '줄타기 외교'로 웃나

나토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러 주도 SCO 가입 하겠다"

가스대금 루블화 결제 이어

러와 경협 행보 더 과감해져

우크라戰 고비마다 '해결사'로

영향력 확대·서방 제재도 피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중재자를 자처해온 튀르키예가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2001년 출범한 사실상의 ‘반미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가입 추진을 선언하면서 더욱 과감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내년 3선 도전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고심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튀르키예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줄타기 외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튀르키예는 SCO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튀르키예와 SCO 가입 국가들의 관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15~16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중동의 최대 반미국인 이란의 가입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협의체의 반미 색채가 한층 뚜렷해진 가운데 특별 게스트 자격으로 참석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합류를 선언하면서 국제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2013년부터 SCO 대화 상대국 지위를 유지해온 튀르키예가 SCO에 정식 가입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의 접촉을 꾸준히 늘려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7월 대러시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올 1~8월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은 2020년 동기 대비 51.9%나 늘었다. 미 재무부가 튀르키예에 대러 제재를 무력화하지 말라고 비공식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금 일부를 루블화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고집하면서 인플레이션이 80%까지 치솟고 리라화가 폭락한 튀르키예로서는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서방이 튀르키예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거나 제재하지 못하는 것은 러시아와 우호 관계에 있는 튀르키예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국면마다 ‘구원투수’로 나섰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을 중재한 데 이어 7월 양국 간 ‘흑해 곡물 수출 합의’를 도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 합의에 따라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에서 수출된 곡물은 250만 톤에 이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하며 ‘핵 참사’ 우려가 커지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자포리자 원전 사찰 임무를 도운 것도 튀르키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마이클 보시우르키우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는 (튀르키예를 통해서라도) 러시아와의 대화 통로를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유엔 사무총장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신냉전’ 구도가 굳어지면서 튀르키예의 외교적 영향력이 보다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3선 도전을 앞두고 국내외 입지 강화가 절실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앞으로도 전쟁 카드를 적극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서방은 러시아와의 협상이 필요할 때 (튀르키예 같은) 제3자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며 튀르키예는 이 역할을 서방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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