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루나-테라 사태로 100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가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가 루나-테라 사태 당시 거둔 수수료는 △업비트 62억7000여만원 △빗썸 19억5000여만원 △코인원 3억7000여만원 △코빗 1700여만원이었다. 약 86억 원 규모로 집계돼지만 이들 수수료는 지난 9월 21일 기준 비트코인(BTC)을 적용한 금액이다. 일례로 루나 거래 지원 종료가 이뤄진 5월 20일 기준의 BTC를 적용하면 업비트가 벌어들인 수수료는 90억 원에 이른다. 당시 국내 4개 거래소가 벌어들인 수수료가 100억 원을 너끈히 넘는 셈이다.
루나-테라 사태가 터진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가상자산 거래소가 챙겼던 거액의 수수료 활용 방안도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비트는 사태가 터진 직후인 5월 31일 루나-테라 사태로 발생한 수수료 전부를 투자자 지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후 업비트는 지난달 30일 공익단체 기부 및 디지털 자산 시장 모니터링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윤영덕 의원은 업비트의 이런 대응이 사태가 터진 뒤 무려 4개월이 지난 뒤에 이뤄진 것이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빗썸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처분을 고려 중이며, 코인원도 관련 수수료 수입을 보안사고 예방 등 장기적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빗은 관련 수수료 수입을 올해 안에 가상자산 투자 피해자에 대한 법률구조사업지원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루나-테라 사태는 지난 5월 가상화폐 업계에서 한국산 코인으로 분류되는 스테이블 코인 테라와 자매 코인 루나가 최근 연일 폭락한 사건이다. 테라는 코인 1개의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지만 테라가 1달러 아래로 추락하면서 루나도 폭락해 가상화폐 시장에 대혼란을 가져왔다. 윤영덕 의원은 "테라-루나가 일주일 사이 고점 대비 99.9% 폭락하며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할 때조차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면서 "4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국감을 앞두고 수수료 수익 환원 방법을 발표한 것은 시기가 참 공교롭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