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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히잡 시위' 관련 추가 제재 예고…이란은 "미국이 배후에 있다"

바이든 대통령 "시위 폭력 진압자들, 추가 제재할 것"

"용기로 세계 고무시키는 이란 시민과 함께할 것"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에 돈받은 자들이 시위 주도"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에 고(故) 마흐사 아미니(향년 22세) 씨가 경찰에 구금됐다가 의문사한 사건을 보도하는 일간지가 놓여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히잡 의문사 항의 시위' 탄압을 비판하면서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반면 이란 최고지도자는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해 시위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평등한 권리와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을 요구하는 이란 시위대에 대한 탄압이 강화되고 있다는 보고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그들은 유엔 헌장과 세계인권헌장에 의해 뒷받침되는 보편적인 원칙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용기로 세계를 고무시키고 있는 이란의 여성 및 시민과 함께한다"며 "미국은 이란 국민의 인터넷 접근을 더 용이하게 만들 것"고 강조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접속이 제한되고 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시민사회를 탄압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이란의 도덕경찰(여성의 복장 등을 단속하는 이란의 공권력 단체)과 기관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번 주 폭력 가해자들에게 추가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란 도덕경찰을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OFAC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기관은 미국 내 자산 동결, 미국인과의 거래 금지, 미국 금융망을 통한 제3국과의 거래 제재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3군 사관학교 합동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이날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최근 확산한 반정부 시위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반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히잡 시위를 미국과 이스라엘이 계획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열린 군 행사 연설에서 "이 폭동은 미국과 가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그들로부터 돈을 받는 사람들과 몇몇 이란 반역자들이 시위를 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메네이는 "젊은 여성의 죽음에 나도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그녀의 죽음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쿠란(이슬람 경전)을 불태우고 히잡을 찢는 것은 분명히 정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위가 보름 전 시작된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밝힌 공개 입장이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가 국가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로 기능하며 대통령보다 많은 권력을 누린다.

지난달 이란에서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조사를 받다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수십 개 도시에서 들불처럼 번졌지만 이란 정부는 이를 '반정부 행위'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정부와 시위대 간 충돌이 연일 확대되는 양상이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와 이란휴먼라이츠(IHR)는 각각 시위와 관련된 사망자 수를 50명과 133명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이란과 미국이 시위를 놓고 갈등하면서 최근 진전이 없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도 시위 문제를 놓고 맞부딪혔다. 라이시 대통령이 연설에서 이란의 폭력 진압에 대한 서방의 비판을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지만, 그 뒤 연설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용감한 시민과 여성들의 편"이라며 이란 규탄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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