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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문화 우수기업이라더니…예보, 비정규직 관리 소홀





출근 나흘 만에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 건물에서 떨어져 숨진 비정규직 신입직원이 정규직 신입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소통 및 문제해결 교육’ ‘멘토링 프로그램’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대로 된 조직 생활에 대한 안내조차 제공하지 않은 채 곧바로 업무에 투입했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에 대해 예보는 “소규모 수시 채용의 경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일정 기간 내 입사한 직원들과 통합해 신입직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예보로부터 확인한 결과 20대 남성인 고인은 지난달 14일 육아휴직 대체 기간제 근로자로 사무지원 업무를 위해 신규 채용됐다. 이후 같은 달 19일 오전 11시55분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예보 본사 건물에서 추락사했다.

문제는 예보가 신입 직원 교육과정에 ‘소통 및 문제해결 교육’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두고 신입 직원의 조직 내 적응을 돕거나 부당한 처우를 당했을 시 대처할 수 있도록 예방하고 있지만 비정규직인 고인은 제때 이 같은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재개발실이 ‘효율성’을 중시한 나머지 뒷전으로 미루면서다. 만약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했다면 비극적인 상황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예보는 “2017년 기존 사무지원직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해당 직군 육아휴직률이 올라가 이를 대체하는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부 ‘대체인력뱅크’를 통해 선발하고 있다”면서 “소속부서 직원 자체 면담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경찰에서 정확한 사고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한 차례 이상 전 직원 대상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4분기에는 해당 직원도 교육을 이수할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후약방문식 대응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보 등 금융공기업들이 의무사항만 채우고 정작 직원 관리는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양 의원은 “예보가 2018년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 2020년 노사문화 대상 수상 등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보여줬던 만큼, 이번 사고 해결에 있어서도 고용형태가 무엇이든 한 젊은 청년의 죽음 앞에 진심으로 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면서 “이와 함께 회사 내에 조금의 차별이라도 남아있지는 않는지 눈을 좀 더 크게 뜨고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예보 정규직 임직원 정원은 올해 2분기 기준 868명이다. 기간제 비정규직 직원은 34명이다. 기간제 비정규직은 2017년 66명에서 2018년 54명, 2019년 45명, 2020년 40명, 2021년 40명 등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신분상 불이익은 여전하다.

예금보험공사의 사무지원직 채용 안내문. 자료 제공=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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