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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만에 간판 내리는 여가부…야당·여성계 '깊은 우려'

여성·청소년·가족정책은 복지부, 고용정책은 노동부로

야당 반대에 국회통과 불투명…여성계도 우려·반발 커

일각선 "비속어 논란·지지율 하락에 국면전환용" 지적

여성가족부 내부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6일 공식 발표함에 따라 여성가족부가 출범 21년 만에 역사 속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법안 통과의 열쇠를 쥔 거대 야당이 ‘깊은 우려’를 표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이날 공약 사항인 여성가족부 폐지·국가보훈부 승격·재외동포청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겉으로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대로 ‘폐지’에 가까운 모양새지만 주요 기능은 타 부처로 대부분 이관해 유지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여가부의 주 기능인 청소년, 가족, 여성정책 및 여성의 권익증진에 관한 사무는 보건복지부로, 여성고용 관련 정책은 고용노동부로 이관된다. 여가부의 업무를 이어받는 복지부에는 인구·가족·아동·청소년·노인 등 종합적 생애주기 정책과 양성평등, 권익증진 기능을 총괄하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가 신설된다.

정부는 여가부의 여성, 가족, 아동, 청소년 정책을 복지부로 이관하면 생애 전 주기에 걸친 종합적인 복지 정책을 추진하기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도 취임 초부터 여가부 폐지에 찬성한다는 입장과 함께 여가부가 여성뿐 아니라 남녀 모두를 아우르는 부처, 특히 저출산 시대에 인구 정책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부처 성격을 개편해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러나 여성 및 성평등 정책의 총괄 기능을 수행할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는 데 대한 여성계의 우려가 크다.



여가부 업무를 여러 부처로 쪼개면, 정책 수혜자인 여성·청소년·가족의 복지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복지부가 맡은 보건 및 복지 업무의 규모도 방대한데, 새로 돌봄·가족지원 업무가 추가되면 이는 주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인지적 관점을 갖고 각 부처의 성평등 업무를 조율하고 관장할 곳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가부가 전 부처 정책에 대해 시행하는 성별영향평가사업이나 성인지 교육이 축소될 경우, 성적 불평등을 점검할 정책 수단이 사라지고 성평등 관련 예산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여성계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여당 안팎에서도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 이후 여성 정책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국면 전환을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비속어 논란 등으로 30% 초반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갑작스레 여가부 폐지를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1월에도 지지율이 급락하자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분위기를 반전시킨 바 있다.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까지 떨어진 지난 7월 “여가부 폐지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김 장관에게 지시했다.

한편 여가부 폐지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 21대 국회는 재적 300석 가운데 민주당이 169석으로 과반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협조 없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다.

행정안전부의 개정안 보고 이후 오영환 민주당 대변인은 “우리 당이 반드시 ‘여성가족부’라는 명칭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등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 등이 여전히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유엔에서도 성평등 관련 독립 부처의 필요성을 권고하는 것이 국제적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여가부 폐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만약 개편안이 확정, 시행된다면 여가부는 김대중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01년 여성부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이래 21년 만에 정부 조직에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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