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향후 10년을 탈냉전 시대 이후 세계 질서가 재편될 ‘결정적 시기’ 로 규정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 자유 질서를 위협하는 패권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한과 외교를 추구하되,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2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48쪽 분량의 국가 안보 전략(NSS)을 공개했다. NSS는 미국의 대외전략 방침을 천명한 문서로, 백악관은 1980년대 이후 이를 정기적으로 수립 및 공표했다. 바이든 정부는 당초 지난 1월 이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전략 수정으로 발표 시점이 늦춰졌다.
NSC는 이번 NSS에서 두 가지 전략적 도전으로 △강대국과의 경쟁과 △기후변화·에너지 위기·전염병 등 세계 공통의 위협을 제시했다.
NSC는 이날 ‘탈냉전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하면서 다음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강대국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언급했다.
NSC는 “가장 시급한 전략적 도전은 수정주의적 외교정책을 표방하는 권위주의적 지배 체제를 가진 국가”라면서 "이들 국가의 행동은 침략 전쟁을 준비하거나 일으키고, 기술과 공급망 등을 지렛대로 다른 국가의 민주적인 정치 과정을 적극적으로 훼손하면서 국제 평화와 안전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을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의도와 능력을 갖춘 ‘유일한 경쟁자’로 평가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지정학적 공간에서 중국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도전”이라면서 동맹 및 파트너와의 제휴 등 효율적인 경쟁을 통해 중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침략 전쟁에 보여주듯이 국제 질서를 무시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체제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전략적 한계를 노출했다면서 중국에 견줄 정도의 위협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NSC는 북한에 대해서는 "불법적인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란과 함께 불안정을 야기하는 소규모(smaller) 독재국가로 거론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시적인 진전을 만들기 위해 북한과 외교를 계속 추구하는 한편 북한의 대량파괴 무기(WMD)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 억제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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