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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조 도시바' 인수 놓쳤지만…MBK, 日 열도서 존재감 과시 [시그널]

JIC·글로벌 사모펀드 협력 보수적 日시장서 선전

兆단위 자금·현지 인력 동원 신규 빅딜 발굴 지속

엔저 타고 對일본 투자 환경 호전돼 결과 관심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28조원에 달하는 도시바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일본 열도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적인 일본 투자업계를 뚫고 일본 국부펀드, 글로벌 투자가와 손 잡고 초대형 빅딜을 처리할 수 있다는 깊은 인상을 현지에 심었기 때문이다. MBK는 최근 일본·중국 내 굵직한 투자를 성사 시켰고, 수조원 단위의 펀드 조성 능력을 확인 받은 만큼 향후 일본에서 또 다른 빅딜을 추진하는 데 힘을 받게 됐다.





도시바 이사회는 지난 13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구조조정 전문 PEF인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JIP 컨소시엄에는 일본 전력회사인 주부전력과 복수의 일본 대기업 등이 참여했다.

MBK파트너스는 도시바 인수전에 일본 국부펀드인 일본투자공사(JIC), 글로벌 PEF 베인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나섰다. 당초 JIC는 일본산업파트너스 측과 컨소시엄을 논의했으나 결렬 이후 베인캐피탈과 손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도 컨소시엄의 한 축으로 참여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인수전 이후에도 글로벌 투자자와 네트워크를 쌓으면서 동북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한층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협력의 물꼬를 튼 일본 국부펀드와 교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한 IB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 등을 담당해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도시바가 해외 투자자 혹은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해왔다" 며 "일본 국부펀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MBK를 도시바 인수 후보군으로 인정한 것은 향후 일본 투자업계에서 MBK의 활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일본은 주요 대기업 매각 거래에서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 정책성 자금이 연계된 후보에게 더 많은 가점을 주는 성향이 있다. 그동안 MBK가 일본에서 골프장·보석 제조업체 등에 투자해 성과를 거뒀으나, 안보와 연결된 주요 산업군의 기업에 투자를 하려면 이번처럼 일본 내 정책 자금과 공동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투자 실탄도 넉넉해 빅딜을 추진할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2020년 8조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모은 대규모 자금)를 결성한 이후 내년 중 신규 펀드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최근 동북아 시장을 무대로 공격적인 투자도 이어왔다. 지난해 11월 일본의 최대 골프체인 아코디아넥스트골프를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4조 300억 원으로 MBK파트너스는 2017년 투자 이후 4년 만에 원금 대비 4배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다.

앞서 MBK는 지난해 3월엔 일본 최대 노인 주간 보호 서비스 기업인 츠쿠이홀딩스(Tsukui Holdings)에 투자했다. 7000억 원 가량을 투입해 츠쿠이홀딩스 지분 64.07%를 확보했다.

중국에서도 활발한 투자가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중국 테마파크인 하이창오션파크(해창해양공원)에 1조 1900억 원을 베팅했다. 이를 통해 중국 우한, 청두, 톈진, 칭다오에 위치한 테마파크 지분 100%와 정저우 테마파크 지분 66%를 인수했다.

앞선 3월엔 중국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 회사인 선저우주처에 2525억 원을 투자해 지분 20.86%를 확보했다. 2019년 중국 렌터카 2위 기업 이하이(eHi Car Services)를 인수한 이후 두 번째 투자였다.

투자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일본은 최근 엔저와 맞물려 투자하기 좋은 환경” 이라며 “MBK 같은 선도적 투자자가 일본에서 좋은 투자 성과를 거둔다면 국내 기관들의 자금 운용에도 상당한 시사점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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