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에 공연계도 공연에 앞서 추모의 발언을 하거나 예정했던 공연을 취소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하고 있다.
2022 서울국제음악제(SIMF)는 30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폐막음악회에 앞서 1분간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진행했다. SIMF 오케스트라 멤버들과 지휘를 맡은 핀란드의 지휘자 오코 카무가 무대에 등장한 뒤, 류재준 예술감독도 함께 무대에 올라왔다. 그는 “안타깝게도 젊고 소중한 사람들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며 “우리는 음악으로 기도할 테니, 여러분 모두 일어서서 묵념하며 명복을 빌어주자”고 말했다.
1분간의 묵념이 끝난 후 이들은 드뷔시 ‘녹턴’, 폴란드의 작곡가 크시슈토프 팬데레스키의 ‘기도’ 등을 연주했다. 음악제 측은 “올해 음악제의 주제가 ‘우리를 위한 기도’였고, 폐막음악회는 죽은 이들을 위한 추모의 공연이었다”며 “뜻하지 않은 사고로 많은 분들이 희생됐다. 그분들을 애도하는 의미로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한 많은 공연 관련 행사들이 취소 혹은 연기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31일 서울 석관캠퍼스 내 이어령예술극장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개교 30주년 기념 융합예술공연 등의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한예종 측은 이날 “정부가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함에 따라 행사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뮤지컬 전문 매거진 더뮤지컬도 이날 예정했던 ‘할로윈 더 뮤지컬’ 콘서트를 취소했다. 더뮤지컬 측은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형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출연진과 관객 모두 공연을 즐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국립정동극장은 다음 달 1일 예정했던 연극 ‘맥베스 레퀴엠’ 제작 발표회를 잠정 연기했다. 국립정동극장 측은 “주말 이태원 참사와 관련 피해자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린다”며 추후 변경 사항은 재안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맥베스 레퀴엠’은 배우 류정한의 20여년만의 연극무대 출연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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