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밀어" 가해자 지목된 '토끼 머리띠' 남성들…고의성 입증될까

■'핼러윈 악몽' 되짚어볼 3가지 포인트

① 사고 어떻게 시작됐나

'토끼머리띠 男' 목격담 퍼지지만

대혼란…논리적 증명 어려울수도

② 경찰 대응 적절했나

10만명 몰렸는데 경비인력 부족

범죄예방·방역수칙 준수에 초점

③ 사고 이후 수습 왜 늦었나

도로통제 안돼 신속히 이동 못하고

순천향병원 환자 쏠림도 피해 키워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가 31일 오후 합동 감식을 위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사고 현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경찰 수사가 31일 본격화하면서 사고 원인 등 실체적 진상 규명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사고 발생 전후 상황에 대한 목격자의 증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CCTV 분석을 통해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밝혀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0만 명 안팎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 상황에서 경찰과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어떻게 시작됐나=경찰 수사의 최대 관심사는 사고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지다. 이태원 압사 참사 수사본부는 목격자 진술을 비롯해 인근 CCTV,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 등을 다수 확보해 분석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까지 목격자 44명을 조사했으며 공공 CCTV는 물론 사설 CCTV까지 총 42개소 52건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면서 “사고와 관련된 SNS 영상물도 정밀 분석 중이고 추가 목격자 조사와 영상 분석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영상 분석을 통해 사고의 고의성을 입증할 경우 적용할 범죄 혐의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고 목격자들 사이에서는 ‘토끼 머리띠’를 한 20대 후반 남성이 밀었다는 주장 등 사고 관련 목격담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골목 위쪽에서 “밀어! 밀어!” 등의 말이 나온 뒤 순식간에 대열이 내리막길로 무너졌다는 내용이다. 특히 “5~6명이 밀기 시작했다” 는 등의 주장도 나온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로 판명되면 해당 당사자는 폭행치사 또는 과실치사죄 등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불특정 다수가 한꺼번에 몰리며 극도로 혼란한 상황에서 벌어진 참사인 만큼 사고의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경찰은 이 외에도 인근 주변 업주들이 적극적으로 구호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제보와 지자체의 책임 부분도 따져볼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 관계자가 29일 오후 압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인근에서 응급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대응 적절했나=사고 발생 전후로 경찰의 위기 상황 관리가 적절했는지 여부도 제대로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핼러윈 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경찰이 사고 현장 통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경찰이 이태원과 인접한 지구대와 파출소의 야간 순찰 인력을 평소보다 많은 137명 배치했지만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됐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선제적으로 질서유지에 나섰어야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26일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청·이태원상인연합회·서울교통공사 관계자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수많은 인파가 이태원동 일대에 몰릴 것으로 전망됐음에도 별다른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은 데 대해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경찰이 안전 관리보다 성범죄와 마약 수사 등 치안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도 ‘실적’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장에 투입된 경력은 집회에서 안전 통제를 담당하는 경비 인력이 아닌 형사·교통 인력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국수본 관계자는 “과거부터 경찰의 (핼러윈) 대응 방식은 불법을 단속하거나 범죄 예방, 교통 소통을 위한 부분에 집중한 만큼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면서 “다수 인원의 운집으로 인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 사고 현장에 구급차가 모여 있다. 연합뉴스


◇사고 발생 후 왜 제대로 수습 못했나=이태원 참사 사상자가 급증한 것은 심정지 후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4분 내 응급조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장에 교통경찰이 배치됐음에도 구급 인력이 신속히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 통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희생자가 크게 늘었다.

이번 참사가 발생하기 2주 전인 15~16일 이태원 일대에서 열린 이태원지구촌축제 당시 이태원역 메인 도로가 통제돼 행사가 큰 사고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된 것과 대조적이다. 해당 축제가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와 서울시·용산구 등 주최 기관이 있는 행사여서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핼러윈 축제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큰 혼잡이 예상되는 축제·행사 기간에도 공권력에 의한 적절한 안전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긴급한 상황에서 응급조치 환자를 분산 배치하지 못해 피해를 키운 점도 점검하고 대응 매뉴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참사 발생 직후 사상자 중 80여 명이 응급 병상이 20개에 불과한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